[시승기]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방점을 찍는 플래그십 – 토요타 크라운

2023. 6. 1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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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크라운

몇 년 전, 토요타는 ‘와쿠도키(わくどき)’, 그러니까 ‘가슴 뛰는두근거림’을 줄 수 있는 차량을 개발하고 이를 선보일 것을 약속했다.

이후 토요타, 렉서스 브랜드는 모터스포츠를 비롯한 다채로운 대외행보는 물론이고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이거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의 정점에는 ‘모터스포츠의 경험’을 그대로 옮겨온 ‘GR 디비전’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토요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과거의 전통’ 마저도 새롭게 변화시키며 브랜드, 그룹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행보는 일본 내 고급차 계보로 이어오던 ‘크라운(CROWN)’의 변화에 이른다.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바탕으로 새롭게 태어나, 어느새 대한민국 시장 내의 토요타 포트폴리오의 ‘플래그십’ 모델을 담당하게 될 ‘크라운’은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선사할까?

토요타 크라운

지난 시간 동안 토요타는 ‘아발론(AVALON)’이 플래그십 모델의 역할을 담당했고, 일본 내수시장, 그리고 부분적인 시장에서만 ‘크라운’을 선보이는 전략을 채택해왔다.

그러나 최신의 크라운은 이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고, 세단과 크로스오버, 스포츠 및 에스테이트 등 네 개의 차체 구조로 시선을 끈다. 국내에 출시된 크라운은 ‘크로스오버’로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4,980mm의 전장과 각각 1,840mm와 1,540mm의 넉넉하고 여유로운 체격을 자랑한다.

여기에 휠베이스 역시 2,850mm에 이르며 ‘대형 모델’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모습이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HEV 기준 1,845kg, 듀얼 부스트 HEV 기준 1,980kg이다.

토요타 크라운

엠블럼 외에는 모든 것을 바꾼 크라운

새로운 크라운 데뷔 이전, 15세대에 걸쳐 이어진 크라운은 기본적으로는 ‘고급차’의 기조를 반영했다. 여기에 왜건 등의 다양한 ‘차체 구조’를 갖추기도 했지만 언제나 중심에는 ‘세단’이 자리했다.

그러나 16세대의 크라운은 사실 상 ‘크라운’ 엠블럼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바꿔낸 차량이나 다름 없다. 실제 크로스오버 모델이 가장 먼저 투입됐을 뿐 아니라, 세단 외에도 스포츠, 에스테이트 모델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큰 편이다.

토요타 크라운

실제 디자인에 있어서도 새로운 크라운은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기존의 크라운과 달리 ‘토요타 디자인의 최신 기조’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제법 큰 체격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프리우스 등에서 선보인 날렵한 스타일링을 공유하고, 헤드라이트 역시 인상적이다.

이와 함께 대담한 스타일의 바디킷 및 에어 인테이크 역시 ‘전통적인 크라운’과 거리가 멀다. 참고로 크라운을 공개하며 토요타는 ‘투 톤의 크라운’을 선보이며 ‘새로운 감성’을 자아냈지만, 딱히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었다.

토요타 크라운

측면에서는 크로스오버 고유의 유려한 실루엣, 볼륨감이 돋보이는 곡선의 연출 등이 시선을 끈다. 이와 함께 클래딩 가드 및 도어 패널, 그리고 차체 끝까지 길게 그려지면서도 플루팅 루프 스타일 채택하는 등 보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여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지상고와 전고, 제법 멋이 느껴지는 디자인을 품은 휠 등이 만족감을 더한다. 여기에 다채로운 외장 컬러, 차체 디테일과 색상의 대비를 이뤄내는 흰 차체, 그리고 감각적인 붉은색 등 ‘매력’ 포인트는 충분한 모습이다.

토요타 크라운

넉넉하게 다듬어진 공간

앞서 설명한 것처럼 크라운은 ‘기본적인 체격’이 넉넉한 것 외에도 일반적인 토요타의 차량보다 더 고급스럽고, 특별하게 다뤄져 왔다.

새로운 크라운 역시 이러한 기조가 반영됐다. 여느 토요타보다 더 넉넉하고 여유롭게 구성된 대시보드 아래 디지털 클러스터와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각종 버튼 및 다이얼 등에서 마치 렉서스를 보는 듯한 ‘고급스러움’이 소소히 묻어난다.

실제 스티어링휠의 형태와 스포크의 구성과 더불어 기어 시프트 레버 등의 연출이 렉서스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하고, 구리색 디테일이 공간 곳곳에 ‘고급감’을 더하는 모습이다.

토요타 크라운

내심 불친철하게 느껴졌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한층 개선됐다.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 아래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보는 듯한 그래픽과 깔끔한 인터페이스가 만족감을 더한다. 여기에 커넥티비티 기능도 충실히 구성된 모습이다.

전통적 구성을 갖춘 HEV 사양의 경우 일반적인 OEM 사운드 시스템, 듀얼 부스트 HEV의 경우 11개의 스피커를 기반으로 한 JBL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졌다. 내심 기대는 했지만 JBL 시스템이 ‘강점’ 혹은 ‘장점’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토요타 크라운

넉넉한 체격, 그리고 최신의 플랫폼과 각종 기술을 더한 덕분에 실내 공간은 넉넉한 모습이다. 기본적인 시트의 크기나, 시트의 구성, 연출 등도 준수할 뿐 아니라 거주 공간도 만족스럽다. 여기에 ‘지상고’ 역시 적절해 승하차의 편의성이 상당히 뛰어나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압도적인 ‘여유’가 도드라지는 공간은 아니지만 대형차량,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고, 전반적인 시트의 구성과 착좌감 등에서도 준수한 모습이라 ‘토요타의 플래그십 모델’로 손색이 없다.

토요타 크라운

적재 공간 역시 우수하다.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감도 좋을 뿐 아니라 기본적인 적재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실제 보이는 것보다 더 넓고, 깊게 구성된 공간이라 골프백 네 개를 수용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접어 더욱 넓은 공간을 누릴 수 있다.

토요타 크라운

두 구성을 제시한 크라운

토요타는 국내 시장에 크라운(크로스오버)을 출시하며 두 개의 파워트레인 구성을 제시했다.

기본 모델인 ‘HEV’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왔던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금 더 개선한 방식히고, 상위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듀얼 부스트 HEV’는 2.4L 가솔린 터보 엔진을 바탕으로 보다 강렬한 퍼포먼스, 완성도 높은 주행을 경험할 수 있는 차량이다.

참고로 듀얼 부스트는 해외에서 ‘하이브리드-맥스’, i-포스 맥스 등 다채로운 이름으로 불려온 시스템이며, 제원만 본다면 렉서스의 500h(V6 3.5L 기반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능숙히 대체한다.

토요타 크라운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견실함, 크라운 HEV

2.5L 다이내믹 포스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그리고 e-CVT를 조합한 크라운 HEV는 말 그대로 ‘토요타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대신 체격을 고려하고 바이폴라 니켈-메탈 배터리 등을 더해 ‘수치적인 개선’을 이뤄낸 구성이다.

186마력을 내는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가 힘을 더하며 합산 출력 239마력을 내고, 리어 액슬에 전기 모터를 더해 ‘전동화 기술 기반의 AWD’ 시스템인 E-Four AWD를 탑재해 주행 전반의 안정감, 그리고 활동 범위를 넓혔다.

내심 커진 체격, 그리고 무거운 무게로 인해 움직임 전반이 다소 둔할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막상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드러낸다.

토요타 크라운

기본적인 발진 가속 성능이나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주행 등 주행 전반에 걸쳐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물론 ‘절대적으로 뛰어난 성능’이라 말하기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성격’이 여전히 도드라지는 모습이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만큼 전기 모터, 엔진이 작동하고 이탈할 때, 그리고 출력을 조율할 때의 이질감도 없어 주행 전반에 걸쳐 ‘다루는 것의 어려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토요타 크라운

다만 지금까지의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그래왔던 것처럼 ‘엔진이 작동할 때’의 질감, 소음 등이 제법 거센 모습이다. 그래도 다른 차량에 비해 ‘진동’ 자체는 상당히 적은 편이라 ‘크라운’의 의미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움직임에 있어서도 준수한 모습이다. 체급, 그리고 ‘이름’만 본다면 중후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일관할 듯 싶었지만, 꽤나 경쾌하고 민첩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새로운 크라운’의 의미를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토요타 크라운

드라이브 모드는 노멀과 에코, 그리고 스포츠로 구성되어 있어 통상적인 ‘토요타’의 모습이다. 다만 각 모드에 따라 출력 전개의 질감이 조금 상이할 뿐 ‘극적인 변화’는 크지 않아 즐거움 자체는 크지 않았다.

토요타 크라운

하이브리드 그 이상을 담은 ‘크라운 듀얼 부스트 HEV’

결론부터 말하자면 듀얼 부스트 HEV는 기술적으로 ‘성능의 우위’를 점하기도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도 HEV 모델과 완전히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그렇기에 완전히 새로운 크라운을 100% 경험하기 위해서는 단연 ‘듀얼 부스트 HEV’를 택해야 한다.

실제 크라운 듀얼 부스트 HEV는 구성부터 크라운 HEV와 다르다. 272마력의 2.4L 가솔린 터보 엔진과 보다 강력한 출력의 전기 모터(수냉식)를 조합해 합산 출력 348마력을 내고, 변속기 역시 다이렉트 시프트 6단 변속기다. 게다가 ‘시프트 패들’까지 더해졌다.

이는 말 그대로 ‘전통적인 이미지의 중후함’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프리미엄 퍼포먼스’적 개념에 가깝다. 덕분에 시승을 하기 전에 이제는 사라진 렉서스 GS와의 유사성을 찾는 스스로를 만날 수 있었다.

토요타 크라운

주행의 첫 느낌은 조금 더 무겁고, 진중한 모습이다. 이윽고 더욱 정숙하고 매끄러운 파워 유닛의 작동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으면 ‘강력한 성능의 전개’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안정적이고, 고급스러운 질감이 도드라지는 편이라 체감되는 가속력이 큰 편은 아니지만 계기판 상의 속도 변화는 무척 인상적이다. 게다가 기본적인 엔진 출력도 좋은 편이라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 고속 주행에서의 여유도 확실하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특유의 ‘이질감 없는 출력 조율’은 물론이고 나아가 엔진이 작동할 때에도 더욱 정숙한 모습, 그리고 RPM에 따라 더 매력적으로 전개되는 ‘사운드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주행 내내 ‘높은 만족감’이 유지됐다.

토요타 크라운

게다가 후륜에 자리한 전기 모터의 출력이 개선된 만큼 주행 전반에 걸쳐 ‘전륜이 끌고 간다’는 느낌이 크지 않다. 실제 100:0부터 20:80까지 출력 배분을 하기에 주행 상황에 따라 전륜, 후륜그리고 AWD 등 각 구동방식의 매력도 느낄 수 있다.

자동 변속기가 6단이라는 점은 내심 아쉽고 또 반응 속도가 그리 날카로운 건 아니지만 e-CVT의 크라운 HEV보다는 확실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보다 적극적인 출력의 제어, 수동 변속 또한 가능한 만큼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승차감 및 주행 성능의 한계’에 있었다. 앞서 크라운 HEV는 ‘세 개의 드라이밍 모드’로 전통적인 토요타의 성격 위에 다듬어진 모습이라면 크라운 듀얼 부스트 HEV는 ‘렉서스의 것’을 가져온 기분이다.

토요타 크라운

기본적으로 노면 대응 능력이 더욱 우수할 뿐 아니라, 정숙성까지 뛰어나 1열 및 2열 탑승자의 만족감을 대폭 높인다. 여기에 급작스러운 노면 변화, 연이은 조향 상황에도 능숙히 대응해 보다 높은 주행 한계를 과시한다.

더불어 여느 렉서스의 차량과 같은 여섯 개의 드라이브 모드(노멀, 컴포트, 에코, 스포츠 S, 스포츠 S+ 그리고 커스텀) 등을 마련했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변화 역시 상당히 큰 편이라 ‘주행의 즐거움’까지 확실히 챙기는 모습이다.

토요타 크라운

다만 유의할 점은 있다. 크라운 듀얼 부스트 HEV는 기본적으로 ‘효율성’을 고려한 차량이지만 어디까지나 ‘성능 대비’ 효율성이 좋은 차량이다. 그렇기에 지금까지의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을 기대하면 안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점은 크라운 듀얼 부스트 HEV와 주행을 한다면 ‘통상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주행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더욱 대담하고 공격적인 드라이빙을 하고 싶은 ‘욕구’를 이겨내야 하는 것 역시 과제로 주어진다.

좋은점: 매력적인 디자인, 만족스러운 패키징, 경쟁력 있는 구성과 주행

아쉬운점: 듀얼 부스트 HEV의 ‘판매 허들’

토요타 크라운

토요타의 새로운 상징이 될 크라운의 등장

토요타 크라운은 파워트레인에 따라 확실한 성격을 드러낸다.

먼저 크라운 HEV의 경우, 전통적인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바탕으로 보다 다채롭고 넉넉한 매력을 품은 ‘플래그십’ 모델을 조금 더 젊은 감성으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금까지의 ‘일본차량’들의 체급, 실내 공간 그 이상의 가치가 제시되는 점이 도드라진다.

토요타 크라운

그리고 크라운 듀얼 부스트 HEV는 비교적 높은 가격이지만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탁월한 패키징, 그리고 보다 우수한 퍼포먼스는 물론, 뛰어난 주행 질감까지 모든 것을 담아낸 ‘종합 선물 세트’와 같은 차량이다. 그리고 그 가치는 크라운 HEV와 꽤나 큰 차이다.

그렇기에 권하는 입장에서는 단연 크라운 듀얼 부트스 HEV를 권할 수 밖에 없다. 다만 크라운 HEV와 달리 크라운 듀얼 부스트 HEV는 올해 판매의 ‘수량 제한’이 있다는 점이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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