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배, 달에 가는 '차세대 발사체'…2조원 빅프로젝트 초읽기

김인한 기자 2023. 6. 13. 06: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韓 차세대 발사체로 2032년 달 착륙선 발사 계획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단장 7월초 선임 마무리"
차세대발사체(KSLV-III) 개발 목적과 사업 개요. /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뒤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KSLV-III) 개발 사업이 내달 본격화한다. 차세대 발사체는 지구와 약 38만㎞ 떨어진 달 궤도에 1.8톤(t) 인공위성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로켓이다. 2030년대 달·화성 탐사 실현과 실용 인공위성 발사 수요를 대비하는 목적이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내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단'이 이르면 내달 출범한다. 과기정통부는 7월 초까지 단장 선임을 마무리하고 올 하반기부터 2032년까지 총 2조132억4000만원을 투입해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목표한다.

누리호 vs 차세대 발사체

누리호(KSLV-II)와 차세대발사체(KSLV-III) 비교.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누리호는 고도 550~700㎞에 탑재중량 1.5톤(t)을 수송할 수 있는 '3단형 우주발사체'다. 지면을 박차고 오를 때 누리호 1단은 75톤 액체엔진 4기(300톤)로 힘을 낸다. 2단과 3단은 각각 75톤 액체엔진 1기와 7톤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다. 누리호는 지구 저궤도(LEO·160~1000㎞)에 위성을 수송하는데 최적화됐다.

차세대 발사체는 2단형 우주발사체로 누리호 대비 성능이 대폭 향상된다. 발사체 1·2단은 각각 100톤 액체엔진 5기 묶음(500톤), 10톤 이상 2기(20톤 이상) 묶음으로 이뤄진다. 탑재중량 1.8톤 기준으로 누리호는 고도 700㎞만 수송할 수 있다면 차세대 발사체는 평균 38만㎞ 떨어진 달 궤도까지 갈 수 있다.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 대비 성능이 3배가 넘는다.

무엇보다 차세대 발사체는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을 적용한다. 이 엔진은 추력 조절과 재점화를 할 수 있어 재사용 발사체를 구현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의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도 이같은 재사용 엔진 기술로 시장을 독점 중이다. 민간 기업임에도 미국항공우주국(NASA) 심우주 탐사 임무도 참여한다.

한국도 이처럼 우주 발사체 시장과 국가 우주탐사를 대비해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한다. 목표는 2032년 차세대 발사체에 '달 착륙선'을 실어 보내는 임무다. 이를 위해 항우연과 과기정통부는 2030년 달 궤도에 성능검증위성을 싣고 첫 발사에 나선다. 이어 2031년과 2032년 각각 달 착륙선 예비모델과 최종모델을 발사한다.

항우연 발사체연구소 관계자는 "100톤급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은 누리호 75톤 엔진과 차원이 다르다"며 "차세대 발사체 목표 성능은 현재 미국 스페이스X 팰컨9 엔진보다 뛰어나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이스X 대비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향후 기업과 공동 개발을 통해 단가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10년, 2조 프로젝트' 이끌 단장 선임에 '촉각'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5월 오후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해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을 격려하고 있다.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서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지난 4월 과기정통부에 항우연 발사체연구소 전문가 7명을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단장으로 무순위 추천했다. 누리호 개발을 책임진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세대교체를 위해 후보직을 고사했다. 내부 출신으로만 추천된 배경은 국내 우주개발 특성상 발사체를 민간이 개발해 본 경험이 없어 항우연 주도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단장 후보 7명에 대한 평가를 앞둔 상황"이라며 "단장 선임 후 사업추진위원회 심의를 통해 선임 절차가 적절했는지 등을 모두 검토하면 7월 초 사업이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와 달리 기술개발 초기 단계부터 민간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누리호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항우연 주도로 개발됐으며 올해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차 발사에 참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참여할 '체계종합기업'을 오는 8월 공고해 10월 중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누리호 체계종합기업 선정 과정에서 경쟁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한국항공우주)가 다시 맞붙을 전망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