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게 보낸 김정은 축전서 강조된 '승리'…우크라전·신냉전 구도 의식

최소망 기자 2023. 6.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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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올해 러시아의 날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 '승리'라는 단어가 여러 번 언급돼 그 배경이 주목된다.

김 총비서는 해마다 러시아의 날의 맞아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왔는데, 우크라전 발발 이후인 작년 6월 러시아의 날에 러시아에 보낸 축전에는 '승리'라는 단어가 언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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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3번이나 언급돼 눈길…최근 축전에서는 등장하지 않던 단어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 속 자신들 '입지' 부각 위한 의도
지난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만난 김정은(왼쪽)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2019.04.25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올해 러시아의 날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 '승리'라는 단어가 여러 번 언급돼 그 배경이 주목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 속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심화됨에 따라 북중러 밀착을 통해 북한이 국제적 대립 구도 속 자신들의 입지를 찾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김 총비서는 전날인 12일 공개된 축전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정의는 반드시 '승리'하며 로씨야(러시아) 인민은 자기에게 고유한 전통인 '승리'의 역사를 계속 빛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비서는 또 푸틴 대통령에게 '책임적인 사업'에서 보다 큰 성과를 거둘 것과 "친선적인 러시아 인민에게 언제나 번영과 발전, '승리'만이 있을 것을 충심으로 축원한다"라고도 전했다.

이 축전에서 '승리'라는 단어는 총 3번 언급됐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러시아의 '승리'를 기원함과 동시에 작년부터 공고해지고 있는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 속에서의 '승리'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비서가 축전에서 "제국주의자들의 강권과 전횡에 맞서 러시아의 주권적 권리와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성스러운 위업 수행에 총매진하고 있는 귀국 인민에게 전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라고 언급한 대목은 이번 축전이 단순히 우크라전에 대한 승리를 '응원'하는 차원으로 보내졌음은 아님을 시사한다.

김 총비서는 해마다 러시아의 날의 맞아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왔는데, 우크라전 발발 이후인 작년 6월 러시아의 날에 러시아에 보낸 축전에는 '승리'라는 단어가 언급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21년, 2020년에도 마찬가지였다.

2020년, 2021년과 작년에 보낸 축전에서는 주로 지난 2019년 4월에 열린 북러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친선을 부각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이와 달리 올해는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회고는 사라지고 '승리'라는 단어가 부각된 것이다.

이는 북한이 현재 정세를 '엄중히' 바라보는 상황에서 외교적 스탠스를 보다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현재 북한이 중시하는 상황은 3각 밀착 속에서의 '승리'라는 함의도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올해 주북 중국대사가 임명 2년 만에 부임한 이후에도 이러한 모습은 자주 부각되고 있다.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는 지난 5월18일 회동하고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한 바 있다.

또 김 총비서는 지난 5월9일 러시아의 '전승절'에도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으며, 외무성은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 구성원들을 초청해 친선모임을 마련하기도 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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