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매매 늘렸다

정영희 기자 2023. 6. 13.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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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건설동향브리핑 910호'를 발표하고 지난 1월 말 출시한 한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이 전국적 아파트 매매거래량과 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사진=뉴시스
최근 서울 송파구 등에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연초 대비 2배 이상 증가함에 따라 부동산 경기 상승전환을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올 1월 출시된 정책모기지상품 특례보금자리론이 거래량 증가의 요인으로 추정됐다.

1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 910호'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의 시행이 최근 국내 아파트 매매거래 활성화와 가격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시중 은행보다 저렴한 4%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9억원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 원까지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한도 내에서 활용 가능하다. 기존대출 상환과 신규주택 구입, 임차보증금 반환(보전) 용도로사용할 수 있으며 한국주택금융공사(HF) 조사 결과 신규주택 구입용 대출은 전체의 약 50.7%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유효신청금액은 24조9000억이다.

올해에는 예년 대비 주택 매매거래 중 아파트에 집중하는 비율이 늘었다. 지난 2~5월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주택 매매거래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76.5%로 2021년 66.5%, 2022년 61.0%에 비해 10%포인트(p)이상 높아졌다. 분석 대상이 된 모든 가격대에서 아파트 거래에 매수 희망자들의 관심이 몰렸으며 특히 6억~9억원대 주택에선 10건의 매매거래 중 아파트가 9건을 차지했다.

거래액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아파트 매매거래액이 전체 매매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2.7%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61.7%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결과다. 거래량 증가와 동일하게 가격대를 가리지 않고 전체 매매거래액 중 아파트 비중이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9억원 초과 매물은 지난해 51.5%에서 올해 80.3%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보다 3억원 이하 비율은 줄고 그 이상은 늘었다. 3억~9억 원대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44.4%로, 2021년과 지난해 동기간 동안 거래된 비율(31.6%, 27.7%) 대비 16.7%포인트 높았다. 올해 1~5월 3억 원 미만 아파트의 거래 비율은 2021년 같은 기간 63.5%, 2022년 68.4%에 비해 최소 13.8%포인트 이상 낮은 49.7%를 기록했다. 전체 매매거래에서 9억원 이상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3.9%에서 올해 5.9%로 2.0%포인트 증가했다. 그 폭은 적지만 증가 비율은 높은 편이다. 2021년 10월 이후 주택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가 아파트 매수를 원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매매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3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거래 대금이 16조6000억원 증가할 때 3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조8000억원 올랐고 3억원 이하 아파트는 1조4000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량 분석 결과와 동일하게 고가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거래한 패턴이 확인되는 셈이다.

건산연은 이를 특례보금자리론과 연계하면 특례보금자리론 제도 시행이 9억원 이상 아파트의 매매거래량 증가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원은 "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분석하더라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은행권 일반개별 주택담보대출은 1조1000억원 감소했으나 정책모기지는 14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연구위원은 "다만 특례보금자리론은 올해까지 한시 운영되고 현재 예정된 잔액인 39조6000억원의 63%가 소진됐으며 정책 대상이 실수요자로 한정된 만큼 하반기 주택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의 반등을 끌어낼 만큼의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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