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뢰 훼손 초래 MOU(업무협약) 남발한 부산시 성과로 말하라

2023. 6. 1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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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시장이 취임 후 의지를 갖고 추진했던 부산시와 요즈마그룹의 '글로벌 펀딩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이 2년 넘게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협약이 무산된 '소더비 부산'에 이어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보여주기식 MOU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신문이 취재한 결과, 시와 요즈마그룹은 2021년 4월 글로벌 펀드 조성 및 지역 소재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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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매달 16건, 행정력 낭비 우려…요즈마·소더비 등 사업 현실화 안돼

박형준 시장이 취임 후 의지를 갖고 추진했던 부산시와 요즈마그룹의 ‘글로벌 펀딩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이 2년 넘게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협약이 무산된 ‘소더비 부산’에 이어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보여주기식 MOU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신문이 취재한 결과, 시와 요즈마그룹은 2021년 4월 글로벌 펀드 조성 및 지역 소재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MOU를 체결했다. 당시 시는 스타트업 투자 분야에서 명성이 난 요즈마그룹과 협력해 기업 투자 유치와 1조 원대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요즈마그룹 투자 능력과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일었고 부담을 느낀 양측은 사업을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다.

박 시장이 취임한 2021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시가 맺은 MOU는 총 393건이나 된다고 한다. 25개월 동안 매달 15.7건, 매주 3.9건씩 MOU를 체결한 셈이다. 이 가운데 중단된 것은 6건, 부진한 것은 1건이며 나머지는 추진 중이다. 중단된 건수가 많지 않다고 볼 수 있으나 대부분 박 시장이 자신한 내용이고 언론에 비중 있게 다뤄진 굵직한 사안들이다. ‘소더비 부산’ 테마파크 조성 무산을 비롯해 가상자산거래소 FTX와의 MOU도 체결 이후 3개월 만에 회사가 파산 상황에 처해 결국 중단됐다. 특히 기업 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MOU는 과대 포장되는 사례가 많다. 시가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위해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과 본사 이전 및 투자 유치를 위한 MOU를 체결했으나 가상화폐시장 침체로 일부 기업이 협약 이행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하고 있다. MOU는 법적 효력보다 정식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의견을 조율하는 정도의 협력문서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시는 MOU를 맺을 때는 사업이 당장 진행될 것처럼 홍보하다 사업자 사정으로 중단되거나 부진한 경우가 생긴것이다.

물론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협의 과정에서 결렬될 수도 있고, 실질적 사업 추진이 지연될 수 있다. 하지만 2년 이상 걸린 MOU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것은 처음부터 사업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시는 다방면에서 업무협약을 맺다 보면 기존보다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마련할 수 있고 예산이 별도로 투입되는 게 아니라 별다른 손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MOU가 단체장의 업적을 홍보하거나 치적을 쌓는 수단으로 전락하면 부작용이 크다. 불필요한 일에 소요되는 시의 행정력 낭비와 신뢰 훼손을 야기할 수 있다. 사업이 실제 진행된 것처럼 부풀려지거나 과대 포장될 수 있다. 또한 자칫 기업 홍보용으로 이용당해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되면 시의 공신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시는 지금부터라도 사업 실현 가능성을 충분히 따져본 뒤 MOU를 체결해야 할 것이다. 체결 후에는 사후 협의를 철저히 해 본계약으로 이어져 바라는 성과를 내도록 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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