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칼럼] 부산 초선 국회의원 존재감은

강춘진 기자 2023. 6. 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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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지나면 22대 총선, 출발엔 나름 관심받았던 21대 신인 9명 평가 점수
“역할 미흡” 대체적 여론…유권자는 때 기다리는 중

앞으로 303일 지나면 22대 국회를 이끌 ‘일꾼’을 뽑는 선거다. 2024년 5월 29일 임기가 마무리되는 21대 국회의원은 날이 갈수록 긴장감이 늘겠다. 선수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그동안 누렸던 ‘호사’는 온데간데없고, 관심 밖 인간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내년 4·10총선에는 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테다.

총선을 통해 이뤄지는 국회의원 물갈이는 자연스럽다. 앞선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300명 당선인 중 151명(지역구 108명, 비례대표 43명)이 처음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초선132명(지역구 87명, 비례대표 45명)이 포진했던 20대 국회보다 입법 권력이 대폭 교체됐다.

21대 총선은 그때 여권이었던 민주당 계열(2개 위성 비례정당 포함 183석 확보)이 개헌 빼고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입법 권력을 쥔 결과를 낳았다. 야권 절대 의석 구도의 부산은 달랐다. 부산에서는 21대 총선 지역구 당선인 18명 가운데 9명이 초선이었다. 2016년 20대 총선 초선 당선인 5명(더불어민주당 김해영 박재호 전재수 최인호, 새누리당 윤상직)과 비교한다면 물갈이 바람이 거셌던 부산이었다. 이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지역구 후보 5명이 당선돼 특정 정당 중심의 부산 정치권에 불었던 변화 바람도 잦아들었다.

미래통합당(지금은 국민의힘) 공천으로 당선된 신인 9명은 일단 주목받을 만했다. 당시 초선 당선인 중 5명(백종헌 이주환 전봉민 정동만 황보승희)이 부산시의회 출신이어서 이채로웠다. 방직공장 여공을 지낸 변호사(김미애), 국회의원 보좌관 역임자(김희곤), 경기도 부지사를 거친 정통 관료(박수영), 지역 언론인(안병길) 등 나머지 4명 이력도 눈길을 끌었다. 그들을 보는 시선은 사람마다 엇갈렸지만, ‘슈퍼 여당’ 틈바구니에서 어떤 존재감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렸다. 중앙에서 ‘영남권 보수 쏠림’ 덕을 본 당선인이라는 꼬리표를 떼야 하는 과제도 있었다.

미래통합당은 2020년 9월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꿨다. 지난해 5월에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여당으로 거듭났다. 부산 초선 국회의원들은 임기 중 절반씩 나눠 야당과 여당을 넘나든 정치 경험을 축적한 셈이다.

선거 시즌이 다시 다가왔다. 국민의힘 강세지역 공천을 노리는 새로운 인물이 적지 않은 부산에서는 현직들이 밤잠을 설칠 법하다. 상대적으로 위상이 높은 다선보다는 초선 국회의원 고민이 더 깊을 수 있다. 여야 선거 전략과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 환경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그간의 활동 성적이 관건이다. 여름 무더위가 지나고 찬바람이 불어오면 주요 정당 출마 후보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현직으로서 의정 활동을 잘했고, 남다른 존재감을 보였다면 선수가 끊기는 걱정을 덜해도 될 것 같다.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지역구 곳곳에 수시로 바뀐 문구의 플래카드를 걸어 놓는다고 존재감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주민을 자주 접하는 이른바 ‘지역 밀착형 정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신인으로서 당찬 활약을 보이고, ‘국민 대표 기관인 입법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 더 효과적이다. 미래지향적인 이슈 발굴과 실현에 주력했다면 전국적인 이목이 집중되는 인물로 선명하게 부각된다.

‘권력의 힘’을 체험한 초선들은 재선 고지를 밟아 더 큰 꿈을 키우는 싶은 바람이 간절하다. 따져본다면 부산 초선 그룹 중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한 국회의원이 일부 없지는 않겠지만, 대체적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는 여론이 많은 편이다. 그들 가운데 몇 명이나 내년 총선 주자로 나설지 미지수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재선 기회를 확실히 보장받았다고 장담할 만한 인물은 아직은 극소수라는 분석이다. 종전과 세태도 달라져 권력 구도와 지역 정치 지형에는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국민은 정치권 이해관계와 각 당 내부 문제 등이 맞물려 때론 파행을 겪는 선거에 늘 불만이었다. 그래도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하자며 주권자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국민이 다수다. 선거 뒤끝에는 지지 정당이나 성향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무성한 말들이 오간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유권자 결정은 돌이킬 수 없다. 국회의원은 일시 부여받은 권력을 잘 쓰면 될 일이다. 4년마다 새 인물이 나타나고, 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걸러진 현직은 권력을 내려놓는 풍경이 되풀이된다.


부산 초선 국회의원들이 출발할 때 정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정치문화 혁신을 이끄는 패기와 열정을 보여달라는 각계의 주문이 있었다. ‘초선 역할론’이다. 어느 덧 21대 국회도 막바지로 향하는 이제는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냉정하게 성적이 매겨진다. 유권자는 선수 끊길 현직들 윤곽을 이미 그려놓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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