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럼] 사시와 균형있는 시각

김승기 센텀소중한눈안과 원장 2023. 6. 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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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 센텀소중한눈안과 원장

시력과 시각을 맞추는 능력은 만 6세 무렵 완성된다. 만일 그전에 심한 사시가 있다면 한쪽 눈만 주로 사용하기 쉬우므로 시력과 시기능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눈만 이상 없다고 시력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다. 시력 중추의 발달이 잘 돼야 비로소 시력이 완성된다. 어린 나이에 눈과 시력중추 발달 정도에 따라 평생 시력이 좌우될 수 있다. 약시가 생기면 최고시력이 잘 나오지 않아 생활이나 직업 선택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기 검사를 통해 사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의 사시는 원인이 확실치 않은 경우가 많다. 선천적이거나 가족력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심한 굴절 이상, 안구 근육 이상이나 외상, 뇌질환, 한쪽 눈의 시력 장애 등 질병이 존재할 수도 있다. 사시는 증상에 따라 까만 동자가 안쪽으로 돌아가면 내사시, 바깥쪽으로 돌아가면 외사시라고 통칭한다. 눈이 항상 돌아가거나 가끔씩 돌아가는 등 나타나는 증상도 다양하다. 만약 눈을 움직이는 데 제한이 있다든지, 햇빛에 너무 예민하고 눈을 못 뜬다든지, 또는 머리를 기울이거나 돌려서 사물을 본다면 안과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시는 소아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국내 소아의 1~2% 정도에서 의심증상이 보인다. 부모의 관찰이 중요한 이유다. 심한 사시를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약시로 이어질 수 있다. 약시는 교정을 해도 정상 시력이 나오지 않으며 8세 이전에는 치료를 통해 시력을 올릴 수 있으므로 조기발견이 치료 성공을 담보하는 요소가 된다.

치료법은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대부분 수술적 치료를 사용하게 된다. 심한 원시로 인해 발생하는 내사시일 경우에는 원시 안경 착용으로 사시가 교정되는 수도 있다. 수술은 눈 근육을 찾아 위치를 변경하거나 일부를 잘라 당겨 붙이는 등의 수술로 눈을 움직이는 근육의 힘을 조절해 안구의 정렬을 바르게 만들어 준다. 수술은 한쪽 눈 또는 양쪽 눈에 할 수도 있다. 수술 결정은 환자의 시력과 입체시, 여러 상태를 잘 관찰하고 결정한다. 약시가 동반된 경우에는 시력이 나오지 않는 눈을 더 쓰게 하기 위해서 좋은 눈을 가리는 ‘가림 치료’ 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간혹 아이가 내사시인 것 같다고 내원했으나 ‘가성 내사시’인 경우가 있는데 가성 내사시란 실제로 눈이 몰려있지 않지만 외관상 코 쪽의 흰자가 덜 보여 눈이 모인 것처럼 보이는 것으로 동양인은 코가 낮고 미간이 넓어서 마치 내사시처럼 보이지만 눈의 정렬은 이상이 없다. 일반적으로 자라면서 콧대가 서고 얼굴의 살이 빠지면 눈이 모여 보이지 않게 되고 특별한 치료도 필요가 없다.

사시 치료가 늦어지면 입체시의 감소나 약시가 올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치료가 필요하다. 한쪽 눈을 잘 못 뜨거나 삐딱한 자세로 사물을 바라보기 쉬운 것이다. 그래서 세상일을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거나 왜곡된 생각을 할 때 사시처럼 삐딱하게 세상을 본다고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균형이 필요할 것이다. 언론인만큼의 균형감각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의 적절한 기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요즘은 너무 양극단의 시선을 강요하는 것 같다. 정당도, 사회도, 종교까지도 내가 아니면 상대편은 모두 악마나 적으로 몰아세워야만 내가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모두 ‘틀린’것은 아닐 것이다. 예능프로그램 출연자가 다른 출연자가 하는 틀리다와 다르다를 계속 바로 잡아주는 장면을 본 것이 기억나는데, 세상살이도 다르다와 틀리다를 바로 잡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얼마 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종교 편향이라는 이유로 공연이 무산되었다는 황당한 뉴스를 보고, 지도자 위치에 올라선 사람들의 생각이 이렇다는 것이 더 충격이었다. 이를 결정한 무슨무슨 위원회라는 분들은 모두 지도층 아닌가. 안과적인 사시는 치료나 수술로 고치면 되지만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사시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 아닌 고민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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