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방소멸, 해결 실마리 찾은 부산

김광명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장 2023. 6. 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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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명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장

전 세계적으로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열풍이 대단하다. 출시 1주일 만에 하루 사용자 100만 명, 두 달 만에 1억 명을 기록하며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필자도 지난 3월 챗GPT로 원고를 작성해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진행했다. 원고를 준비하며, 특정 부분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챗GPT에 놀라움과 서늘함이 교차함을 느꼈다.

일론 머스크, 유발 하라리 등 세계 석학들은 GPT4를 기점으로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를 예측하기 힘들다며, 기술 개발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개발을 멈추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디지털 기술 변화는 ‘혁신’보다 ‘혁명’에 가까워 보인다. 오늘날 정치 체계의 기틀을 마련한 ‘시민 혁명’, 자본주의 경제를 가속화한 ‘산업 혁명’처럼, 우리의 삶은 ‘디지털 혁명’ 앞에 놓여 있다. 지금부터 국가와 도시의 흥망성쇠는 ‘디지털 혁명’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혁명과도 같은 디지털 산업의 변화 아래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글로벌 기업 유치, 인재 양성, 일자리 창출을 지역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며 디지털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의 3대 도시 중 하나인 벵갈루루다. 벵갈루루 지역은 삼성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IT업체 2000여 개가 들어서면서 인도 IT산업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 청년 인재 유출로 고민하던 인도는 벵갈루루의 성공을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는 거점이 됐고 인재가 유입되고 있다.

국내 상황을 보자.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일자리 감소→인구 유출→기업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1조 원의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투입하고 지자체는 인구 유출 및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현안을 해결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부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부산의 인구순이동과 청년 고용률이 미약하게나마 반등하고 있다. 큰 변화는 작은 곳에서부터 비롯되기 마련이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시발점을 찾아내고 지역 발전을 위한 기폭제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부산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디지털신산업도시 구현이라는 핵심 전략을 수립하고 ICT 신기술 융합의 디지털 산업 육성을 위해 역외 기업 유치,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위치한 클라우드클러스터, SW융합클러스터, 정보보호클러스터를 통해 아마존웹서비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더존비즈온,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윈스 등 굴지의 기업을 부산에 유치하며 지역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부산디지털혁신아카데미를 통해 인공지능, SW, 클라우드 등 디지털 분야에서 연간 2000명 이상의 고급 ICT 인력을 양성해 지역에 유치한 기업에 인재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부산으로 기업을 이전하면 우수한 인력과 적극적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부산으로 기업을 이전하겠다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부산이 기업과 청년에게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작은 변화의 시발점이다.

특히 부산의 IT·CT 산업 진흥기관인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난 5월, 치열한 경쟁 끝에 ‘지역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지원’, ‘지역 거점 정보보호 클러스터’, ‘지역거점형 콘텐츠기업지원센터 조성’ 사업을 잇달아 유치해 총사업비 552억 원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디지털 혁명’의 기로에 놓인 우리 부산은 그 어느 때보다 적재적소의 대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지속적인 역외 기업 유치, 인재 양성,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부산판 ‘디지털 혁명’을 통해 미국의 실리콘벨리, 인도 벵갈루루 클러스터, 판교 테크노밸리와 같은 ‘기업하기 좋은 부산, 취업하기 좋은 부산’이 만들어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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