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에서는 벌써 물난리... 엘니뇨 폭포비 대비 더 서둘러야

경기일보 2023. 6. 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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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은 유례 없는 물난리를 겪었다. 그냥 폭우가 아니라 물 폭탄이라 할 만한 재난이었다. 그런데 올여름엔 이를 능가하는 ‘폭포비’를 예고하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여름에 접어들기도 전에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 태평양 연안의 한 지방에서는 지난 2일 하루에만 492.5㎜가 쏟아졌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속출하고 열차 운행도 멈췄다.

한국 기상청도 올여름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동태평양 수온이 1.5도 이상 올라가는 수퍼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폭우에 무더위까지 겹친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8~9일 인천의 시간당 강우량은 84.8㎜였다. 80년 만의 폭우라 했다. 당시 8일 하루 인천의 평균 강우량이 208㎜에 달했다. 미추홀구 경인고속도로 종점 지하차도를 비롯해 남동구 장수사거리와 남동공단 입구 등이 완전히 물에 잠겼다. 침수 피해 신고가 6천여건에 달했다. 주택가도 물에 잠겨 숙박업소 등으로 대피했다. 신포시장에서는 빗물이 역류하면서 점포 대부분이 잠겨 상인들을 망연자실케 했다. 그런데 이제 또 지난해보다 더한 물난리를 걱정할 판이다.

인천시가 다가올 폭우에 대비해 보다 강화한 현대식 재난 상황 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한다. 사전 대비 단계부터 3단계로 나눠 폭우 피해 상황에 세밀하게 대처한다. 시는 올 초부터 재난 위험 관리에 들어갔다. 2~3월에는 저수지 댐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3~4월에는 인명 피해 우려 지역에 대한 안전점검을 벌였다. 빗물 배수 펌프장이나 지능형 감시 시스템 구축에 대한 훈련도 했다. 군·구별 양수기 가동 점검도 했다고 한다.

특히 반지하 등 저지대 주택은 상습 침수지역으로 분류, 침수 방지 시설 설치를 하고 있다. 큰비로 물에 잠길 우려가 있는 도로변 빗물받이는 군·구에서 수시로 점검한다. 국가하천과 지방하천, 소하천 지역은 큰비가 내릴 경우 특별 침수 관리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비에도 불구, 우려하는 것은 최근의 극단적 강수 현상이다. 하수도 시설 등 우리 사회 인프라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단시간에 비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물폭탄 때도 인천이나 서울에서는 빗물이 역류하는 침수 피해를 많이 당했다.

인천시는 지난달 집중 호우 등에 대비한 하수도정비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는 2040년 목표의 중장기 계획이다. 지난해 그 난리에도 불구, 서울 대부분의 빗물받이 등이 쓰레기로 막혀 있다는 보도다. 배수 펌프장이나 도로변 빗물받이 등 기존의 인프라만이라도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번 더 살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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