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유비무환

곽아람 기자 2023. 6.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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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카이엠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의 책 ‘악마는 잠들지 않는다’(민음사)를 읽으면서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단어, 그리고 낙관주의의 함정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때 국토안보 차관보를 지내기도 한 카이엠은 미국을 대표하는 재난 및 안전 전문가입니다.

이번 책에서는 팬데믹, 홍수, 비행기 추락, 지진 등의 각종 재난을 ‘악마’에 빗대,

재난은 결코 우연한 사건이 아니며 일상화돼있다고,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이란 존재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화할수 있는가’를 만반의 준비를 한 채 고민해야 한다고요.

팬데믹·테러·대형사고… 재난이란 악마는 또 찾아온다

곽미성 에세이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어떤책

곽미성 에세이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어떤책)의 부제는

‘좋아서 하는 외국어 공부의 맛’입니다.

프랑스에 살면서 회사원 생활과 저술 활동을 병행하는 저자는

단지 이탈리아가 ‘좋아서’ 파리의 이탈리아문화원에 등록해 이탈리아어를 배웁니다.

불어에 능통하니 비슷한 이탈리아어를 쉽게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지요.

“같은 왕초보라도 라틴어권 유럽인들은 서로의 언어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듯 보였다.

문법과 단어를 정확히 몰라도 맥락만으로 쉽게 알아듣는 것 같았는데,

그 때문에 나는 내 프랑스어의 한계를 깨닫게 되었다.

한국어를 잘하는 프랑스인이 한국인보다 제주도 방언을 못 알아듣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열등생’으로서의 나날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며

“외국어 공부란 시지포스의 형벌 같다”고 말합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일에 완성이 어디 있는가.

나는 프랑스어의 세계에서 20여 년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완성됐다고 말할 수 없고,

그런 날은 절대로 오지 않으리란 걸 안다.

산 정상 위에 머무르지 않는 바위와 같이 외국어에 완전한 단계란 없다.

그러니 외국어 공부의 진짜 고통은 그 끝없음의 허무와 싸우는 데 있다.”

‘붉은 도시 볼로냐’란 별명답게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붉은 지붕 풍경이 아름다우며,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 스타일등 다양한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다.

저자는 이탈리아어 실력이 중급 단계에 이를 무렵 볼로냐로 어학연수를 떠납니다.

마음껏 이탈리아 음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정작 홈스테이하게 된 집 주인은 불교신자인 채식주의자….

좌충우돌 학습기를 읽어가다 보면 쓸모와 상관없이, 단지 ‘좋아서’ 다른 나라 말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이들이 ‘다른 나라’를 마음에 품고 산다. (…)

자발적인 선택이 대개 그렇듯이, 마음에 품고 사는 다른 장소에는 개인적이고 내밀한 취향과 꿈, 이상이 담겨 있기 마련이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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