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너는 뭐했니”...남들 즐길 때 입맛만 다신 이 종목 투자자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6. 12.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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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株 주가 흐름 지지부진
성장동력 떨어지고 5G 포화
제4 이통사 나오는 것도 악재
사진=연합뉴스
올해 코스피가 17% 상승한 가운데 통신주들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2차전지(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시장을 주도하는 테마 대비 통신업의 성장 동력이 떨어져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치 불확실성도 외국인 투자자 투심 위축의 원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 주가는 올해 9.76% 하락했다. 지난해 8월 기록한 고점에서는 22% 떨어졌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주가는 연중 각각 3.69%, 2.17% 오른 강보합세를 보였다. KT 보다 주가 흐름은 긍정적이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7.57%)에는 미치지 못했다. 사실상 시장 평균에 미달한 셈이다.

올해 통신주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은 건 이익 성장 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기술·성장주가 주축이 돼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 성장력이 부족한 통신주들에는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고 있다.

통신주들의 주력 사업인 5세대 통신(5G) 시장도 포화 상태에 접어들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신규 가입자 수는 2019년 466만명, 2020년 719만명, 2021년 906만명으로 지속 증가하다가 2022년 714만명으로 줄었다. 올해 4월까지 가입자 수는 197만명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3년 10월 이후엔 통신 3사가 5G 보급률 포화 전망과 함께 이익 감소 우려가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해외 사업은 없고, 국내 가입자 기반 이익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장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들의 순이익은 지난 2021년 급증한 후 감소 중이다. SK텔레콤의 21년 순이익은 2조419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엔 1조11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KT, LG유플러스의 올해 순이익도 각각 21년 대비 12.5%, 3.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주들은 연 환산 배당수익률이 5%를 넘어가는 고배당주다. 순이익 감소로 기업 내 곳간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줄면 장기적인 배당 안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향후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 “통신 분야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는 정부의 특허 사업”이라며 통신요금 선택권 확대, 통신시장 경쟁 촉진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정부는 조만간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시장은 통신주들의 수익 모델 악화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제4 이동통신사 등장은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성장 동력 저하와 새로운 경쟁 사업자 등장 가능성 등으로 통신주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악화 중이다. SK텔레콤의 올해 추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1배로 장부상 가치(1배)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과거 2002~2003년 PBR은 2~3배로 높은 수준이었다.

KT, LG유플러스의 올해 추정 PBR도 각각 0.42배, 0.57배로 낮은 편이다. PBR이 낮다는 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투자 매력도가 낮아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도 된다.

증권업계에선 KT 대비 SK텔레콤, LG유플러스 투자 매력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KT는 경영 불확실성 여진이 지속되고 실적 부진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KT는 경영진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경영 공백 우려가 큰 상황이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KT 주식을 2383억원 순매도 했다.

김 연구원은 “(KT는) 1분기뿐만 아니라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기대 배당수익률로 볼 때 경쟁사 대비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통신주들은 새로운 캐시카우를 창출하기 위해 비통신 부문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기업인 코난테크놀로지 지분을 21% 확보했고 성장형 AI 서비스인 ‘에이닷’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KT는 비상장 자회사인 KT클라우드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고 IMM크레딧앤솔루션으로부터 6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LG유플러스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역량 확대 중이다. 현재 건설 중인 평촌 IDC가 완공되면 LG유플러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이퍼 스케일급(서버 10만대 수용 가능) 데이터센터 2곳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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