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글…캐나다 선수, 69년 만에 캐나디안 오픈 품었다
4차 연장서 21m 이글 퍼트 성공
“믿을 수 없는 승리와 감동” 환호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다.”
연장 승부를 가르는 긴 이글 퍼트가 들어가는 순간, 닉 테일러(캐나다)는 손을 번쩍 치켜든 뒤 캐디와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대회 내내 그를 응원한 홈팬들은 69년 만에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 캐나다인의 자존심을 지킨 테일러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테일러는 1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오크데일GC(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캐나디안 오픈(총상금 900만달러)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와 공동선두로 마친 뒤 4차 연장 혈투 끝에 극적으로 승리했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4번째 연장에서 테일러는 투 온에 성공한 뒤 21m짜리 이글 퍼트를 그대로 홀에 넣고 승부를 끝냈다. 이전 3차례 연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고도 매듭짓지 못한 플리트우드는 3~4m 버디 퍼트를 앞두고 기다리다 환상적인 이글을 잡은 테일러와 포옹한 뒤 진심으로 축하인사를 건넸다.
테일러는 2020년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이후 3년4개월 만에 PGA 투어 3승째를 챙겼고, 플리트우드는 119번째 PGA 투어 도전에서 첫 우승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났다. 상금 162만달러(약 20억9000만원)를 챙긴 테일러는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지난주(69위)보다 25계단 뛴 44위에 올랐다.
1904년 출범한 이 대회에서 캐나다 선수들은 1914년까지 7차례 우승했으나 1954년 팻 플레처가 우승하기까지 40년을 기다려야 했고, 그 뒤 69년이 지나 9번째 우승을 일궜다.
테일러는 우승 직후 눈물을 글썽거리며 “최대한 가깝게 붙이려고 했는데 공이 홀에 들어가 믿을 수 없었다”면서 “팬들이 하루 내내 응원하며 힘을 주었다. 이 우승은 캐나다인 모두의 것”이라며 감격했다.
3라운드 선두 판정충(대만)과 티럴 해턴(잉글랜드) 등 3명이 공동 3위에 올랐고 세계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9위(12언더파 276타)로 마쳐 대회 3연패에 실패했다. 김성현이 공동 25위(7언더파 281타)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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