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인데 나한테 왜 그래...양의지 '눈치 태그'에 '깜놀' 테스형, 무슨 일이야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깜짝 놀랐잔아. 홈런인데 나한테 왜 그래.

지난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가 1-0으로 앞선 4회초 KIA 소크라테스가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최근 소크라테스의 타격감은 최고다. 웬만한 유인구에 속지 않고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날도 그랬다.

KIA 소크라테스는 1볼 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 두산 김동주의 3연속 포크볼을 참아내고 144km 패스트볼에 기다렸다는 듯이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잠실야구장 우중간 담장을 넘겼고 관중석을 맞고 튕겨 나온 듯 했다. 소크라테스는 홈런을 직감했고 그라운드를 당당히 돌았다. 심판들도 손가락을 돌리며 홈런 콜을 했다.

그런데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튕겨 나온 공을 잡고 빠르게 송구했다. 2루수 이유찬이 중간에서 커트 한 뒤 허탈해하고 있을 때 3루수 허경민이 정수빈의 사인을 읽고 이유찬에게 공을 달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홈을 밟기 전 빠르게 홈으로 던졌다. 송구를 받은 양의지 포수는 소크라테스가 홈을 밟는 순간 눈치를 보다가 태그했다. 양의지의 깜짝 태그에 당황한 소크라테스는 두 팔을 높이 들고 점프하며 피했다.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양의지를 쳐다 본 소크라테스는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홈런 축하를 받으며 기뻐했다.

그때 가장 가까이에서 타구를 지켜본 정수빈이 두산 더그아웃에 비디오판독 사인을 보냈고 이승엽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느린 화면에는 소크라테스의 타구가 우중간 담장 노란 상단봉을 맞고 그라운드로 튕겨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상단봉을 맞고 관중석으로 들어가면 홈런이지만 그라운드로 들어왔기 때문에 인플레이 상황이었다. 결국 홈런은 취소됐고 2루타로 정정됐다.

두산의 베테랑 삼인방은 타구 상황을 빠르게 인지했고 혹시 모를 인플레이 상황을 대비해 빠르게 홈으로 송구한 뒤 태그를 시도한 것이었다.

아웃이 아닌 2루타였지만 눈빛만 봐도 통한다는 정수빈, 허경민, 양의지 두산 베테랑 삼인방의 순간적인 기지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KIA가 7-3으로 승리했다. 아쉽게 홈런을 놓친 소크라테스가 4타수 3안타 1볼넷 3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 5월 타율 0.318 4홈런 14타점 OPS 0.899로 타격 페이스를 올린 소크라테스는 6월 들어 펄펄 날고 있다. 6월 8경기에서 타율 0.500 2홈런 9타점 OPS 1.468로 상승세가 멈출지 모른다.

이날 비록 홈런을 놓치긴 했지만, 소크라테스의 방망이는 춤을 추고 있다.

[홈런 태그에 깜짝 놀란 KIA 소크라테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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