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해 혼인 건수 사상 최저…‘인구 감소’에 또 다른 고민거리

중국에서 지난해 혼인 건수가 급감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분기별 통계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가 전년보다 80만3000건 감소한 683만3000건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1986년 혼인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연간 혼인 건수는 2013년 1346만9000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9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에는 혼인 건수가 927만3000건으로 1000만건 이하로 떨어졌다. 2013년과 비교하면 9년 만에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혼인 건수의 급격한 감소에는 한 자녀 정책으로 인한 결혼 적령기 인구 감소와 초혼 연령 상승,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지적된다. 10년마다 진행되는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2020년 평균 초혼 연령은 28.67세로, 10년 전 24.89세에 비해 3.78세 높아졌다. 인구 전문가인 둥위정 광둥성 정부 특약연구원은 “결혼과 육아에 대한 젊은층의 개념 변화가 중요한 원인”이라며 “결혼관 변화로 싱글과 비혼 인구가 점차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혼인 건수 감소는 출생률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지난해 처음 연간 사망자 수(1041만명)가 출생아 수(956만명)에 앞서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하면서 1961년 이후 처음 전체 인구가 감소했다. 혼인 건수의 지속적인 감소는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출생률을 높이려는 중국 정부에 또 다른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