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승이라고 무시하지 마라…KIA 30세 잠수함의 변신은 무죄, 장현식·정해영을 지운다

2023. 6. 12. 20: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0승이라고 무시하지 마라.

KIA 김종국 감독은 1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현재 최지민과 임기영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 나가는 투수들”이라고 했다. 김기훈과 전상현, 김대유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뒤, 7~9회를 최지민과 임기영이 책임진다. 두 사람의 몫을 장현식이 분담하는 정도다.

2년차 최지민의 변신은 수 차례 소개됐다. 그러나 임기영의 노고는 상대적으로 묻히는 면이 있다.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입단한 뒤 꾸준히 선발투수로 뛰었지만, 올해 불펜투수로 변신해 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기에 이르렀다. 팀 공헌만 보면 그 어느 시즌보다도 뒤처지지 않는다.

임기영은 결국 신인 윤영철에게 5선발을 내주고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처음엔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3~4이닝을 소화하는 롱릴리프를 맡았다. 그러나 마무리 정해영을 축으로 기존 필승계투조가 삐걱하자 사실상 셋업맨으로 격상했다.


4일 부산 롯데전서 3이닝을 소화한 뒤 최근 3경기서 롱릴리프가 아닌 셋업맨으로 나섰다.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 1.17. 올 시즌 성적은 22경기서 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2.84. 옆구리지만 커맨드가 좋고 범타 유도에 능한 특성이 있다. 이닝당 투구수가 적어서 피로도가 높지 않은 게 장점이다.

선발로 시즌을 준비한 투수가 시즌 도중 셋업맨으로 변신하는 게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2012년 입단, 11년차를 맞이한 투수가 이 정도 변신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다. 그러나 롱릴리프와 셋업맨을 오가는 건 또 다른 얘기다. 전문 불펜 경험이 적은 임기영으로선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선발투수 시절보다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낸다.

김종국 감독은 “현재 불펜에서 기영이가 제일 좋다. 제구도 좋고 경험도 풍부하다. 이닝당 투구수가 적어서 안정적이다. 필승조지만 선발 경험이 있어서 멀티 이닝도 가능하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서 최지민이 박빙 승부의 9회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지민이 연투한 상황이라면 임기영이 플랜B다. 그러면서 본래의 롱릴리프 역할도 소화한다.


공 스피드가 빠른 것도 아니다. 구종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에 의존하던 과거에 비해 다양하지만, 제구와 커맨드가 엄청나게 좋은 편도 아니다. 그러나 짧은 이닝을 소화하기엔 전혀 불편함이 없다. 무엇보다 메인 셋업맨 특유의 압박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투구를 보면 수년간 셋업맨을 맡았던 투수인 듯하다.

최지민과 임기영의 역할은 본래 정해영과 장현식이 맡아야 했다. 나아가 김종국 감독으로선 좌완 김기훈과 우완 전상현이 힘을 보태는 시나리오를 그렸을 것이다. 그러나 야구는 예측이 어렵고, 임기영은 기대이상의 퍼포먼스로 김 감독의 고민을 덜어낸다. 임기영이 나이 서른에 야구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임기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