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억불 순매도했지만…공격적 매수 조짐 나타났다[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3. 6. 12. 20: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7주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최근 급등한 테슬라에 대해 1억달러가 넘는 차익 매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증시에 대한 전체 순매도 규모는 5000만달러 남짓으로 크게 줄었다.

미국 주식에 대한 매도세가 다소 잦아들면서 과감한 상승 베팅도 나타났다. 반도체주 상승 레버리지 펀드는 간만에 순매수하고 AI(인공지능) 관련 펀드와 양자컴퓨터 회사인 아이온큐는 추격 매수에 나선 것이다.

전반적으로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종목은 공격적으로 바뀐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5월31일~6월6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5095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결제일 기준 6월5~9일)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1.9%, 나스닥지수는 2.0% 올랐다.

이는 직전주(5월24~30일)에 엔비디아와 반도체주 상승 레버리지 펀드에 대해 역대급 매물이 쏟아지며 순매도 규모가 5억달러에 육박했던 것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서학개미들의 순매도는 엔비디아에 이어 상승 질주하고 있는 테슬라에 집중됐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5월31일~6월6일 사이에 테슬라가 10.0% 오르는 동안 1억1148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직전주 8267만달러 순매도에 비해 규모가 커진 것이다.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주식(TSLL)도 775민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는 지난 5월25일부터 6월9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총 33.6% 급등했다. 테슬라의 최근 상승세는 대부분 포드와 GM이 연달아 테슬라의 충전망을 이용하기로 하면서 천기차시장의 충전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대한 기대감에 기인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미 애널리스트 대부분의 목표주가를 넘어섰고 심하게 과매수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단기 과열된 만큼 조정은 불가피해 보이는데 이 조정 때 투자자들이 매수 우위로 반응하느냐, 매도 우위로 반응하느냐가 주목된다.


엔비디아에 대해서도 매도 우위가 이어졌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를 직전주에 3억달러 이상 순매도한데 이어 5월31일~6월6일에도 6233만달러 순매도했다. 엔비디아 주가에는 이미 AI 성장에 대한 기대가 대부분 반영돼 있어 단기적으로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이 나스닥100지수와 반도체주에 대해 상반된 태도를 보인 점도 흥미롭다. 나스닥100지수에 대해서는 하락 베팅을, 반도체주에 대해선 상승 베팅을 한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5월31일~6월6일 사이에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를 2714만달러 순매도했다.

반면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는 3731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는 그간 급등했던 대형 기술주들이 조정을 맞을 것이란 기대를 반영한다.

직전주까지 손해를 보면서도 3주일 연속으로 순매수했던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돌연 2508만달러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동시에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는 5002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5월31일~6월6일 사이에 가장 많은 순매수 규모다.

SOXS는 ICE 반도체지수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고 SOXL은 ICE 반도체지수가 상승할 때 3배 수익을 얻는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반에크 세미컨덕터 ETF(SMH)도 1052만달러 순매수했다. 특이한 점은 같은 반도체주 ETF인데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는 1747만달러 순매도했다는 것이다. SOXX는 SMH보다 미국 반도체회사 비중이 조금 더 높을 뿐 투자 종목은 거의 비슷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5월말 엔비디아 실적 호재로 고점을 친 뒤 주춤하고 있으나 크게 떨어지지는 않은 채 버티고 있다. 이에 서학개미들이 조정 기대감을 버리고 상승 전망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AI 관련주에 대해서도 상반된 매매를 했다. 대표적인 AI 관련주인 엔비디아를 비롯해 알파벳 클래스A(249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189만달러), C3.ai(962만달러)는 순매도하면서 AI 대표 ETF인 글로벌 X 로보틱스 & 인공지능 ETF(BOTZ)는 1648만달러 순매수한 것이다.

다만 BOTZ는 엔비디아 비중이 가장 높긴 하지만 로봇 관련주에도 투자하기 때문에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C3.ai는 보유 종목 상위 10위 안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 5월31일~6월1일 서학개미들의 매매 동향에서 특징적인 점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이 다소 공격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일단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 안에 국채 펀드가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바이라이트 전략 ETF(TLTW) 하나로 줄었다.

주가 차익보다 이자나 배당 수익을 목표로 삼는 상품도 TLTW를 포함해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얼티 인컴(O)과 성장 배당주에 투자하는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 등 3개로 줄었다.

서학개미들은 TLTW는 1556만달러, 리얼티 인컴은 1328만달러, SCHD는 1126만달러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이 직전주까지도 순매수하며 올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배 ETF(TMF)를 777만달러 순매도한 것도 눈에 띈다.

대신 반도체주 상승 레버리지 펀드와 반도체주 ETF, 최근 고점을 치고 주춤하고 있는 양자컴퓨터회사인 아이온큐(1892만달러), 최근 주가가 급락한 전기차회사 루시드 그룹(1794만달러), 로봇 & AI ETF 등이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을 채웠다.

올들어 급등한 빅테크주를 피해 가면서 성장 수혜주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