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돈봉투 의원 또 방탄, 국민 안중에 없는 민주당

이성만 의원과 한동훈 장관.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혐의를 받고 있는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부결 처리 됐다. 국회가 12일 본회의를 열어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윤 의원은 재석 293명 중 찬성 139명·반대 145명·기권 9명, 이 의원은 재석 293명 중 찬성 132명·반대 155명·기권 6명으로 부결됐다. 설마 했는데 이번에도 167석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대놓고 방탄에 나선 결과다. 이제 두 의원 구속영장에 대한 법원의 심문 절차는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이번 표결은 국민의힘 112명과 정의당 6명이 당론에 따라 찬성표를 던졌다고 볼 때 민주당 의원들은 당론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반대표를 던진 결과다. 돈봉투 살포 혐의가 짙은 두 의원은 결국 불체포 특권 뒤에 꽁꽁 숨게 됐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 들어 5차례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졌지만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만 가결됐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노웅래 의원, 올해 2월 이재명 대표에 이어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승만 의원 체포동의안까지 부결시키면서 '방탄 정당'의 이미지를 더욱 굳히게 됐다.

민주당의 이런 행태를 보면 국민 여론은 안중에도 없다. '초록은 동색'이고 '가재는 게 편'이라고 민주당 의원들은 일그러진 동료 의식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윤·이 의원과 같은 처지에 놓인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표를 던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동훈 법무장관의 말대로 라면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민주당 의원 20명여 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이들에 대한 추가 체포동의안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2차 체포동의안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러니 '방탄 프레임'을 뒤집어쓰고 당장 여론이 악화되더라도 반대나 기권표를 던진 것 아닌가.

결과론적이지만 민주당은 애당초 자율투표 운운할 때부터 찬성표를 던질 생각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돈봉투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탈당한 것도 죄다 눈속임으로 볼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까지 '단일대오', '방탄대오'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전국 선거에서 내리 3연패를 당한 민주당이 아직도 민심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