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염수 자신 있으면 ‘오세훈 학교급식’ 때처럼 정권 명운 걸라”

조미덥·김윤나영·조문희·문광호 기자 2023. 6. 1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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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갑 의원 오염수 방류 찬반 국민투표 제안
대정부질문 첫날, 후쿠시마 오염수 공방
한 총리 “음용 기준에 맞다면 마실 수 있다”
“지나친 허위사실엔 사법당국 조치”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여야가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오염수 지상 보관과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제소 등 대안을 제시하며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이 괴담을 퍼트려 국민을 선동한다”고 비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문재인 정부와 현 정부의 입장이 같다”고 방어하면서 “도가 지나친 허위사실 유포는 사법당국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일본의 어민도 방류를 반대한다. 우리 정부는 방사능 괴담을 걱정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 총리실인가”라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무조건 좋다고 한다는 건 괴담”이라며 과학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안전이 검증되면 (오염수를) 마시겠냐”는 김 의원 질의에 “세계보건기구(WHO) 음용 기준에 맞다면 마실 수 있다”고 답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방류의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지상 (탱크)에 보관할 수 있다”며 “도쿄전력의 비용을 아껴주기 위해 해양에 무단 방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한국 등 주변국이 일본에 차관을 줘 오염수를 보관할 지상 탱크를 짓게 하고, 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해 방류 중단 조치를 받아내자고 권했다. 그러면서 “(방류에 찬성하려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학교 급식으로 했듯이 국민에게 찬반을 묻고 정권의 명운을 걸라”고 압박했다. 한 총리는 “문재인 정부나 윤석열 정부나 해상 방류에 대해 과학적, 기술적으로 국제 기준에 따라 하자는 것은 같은 생각”이라며 “지금은 제대로 정화돼서 방류되게 하는 것이 우선 순위”라고 답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때 가만히 있다가 지금 와서 후쿠시마 문제를 가지고 괴담을 앞서서 퍼뜨리고 선동하고 있다”며 “괴담을 퍼뜨리고 국민을 선동하는 행위는 엄정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도가 지나친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우리 수산업 종사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면 사법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민주당 쪽 의석에서 항의하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여야는 중국과의 외교 전략에서도 크게 부딪혔다. 윤호중 의원은 “대통령이 진영 외교를 내세워 과도하게 중국에 적대적인 언사를 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줬다”며 “우리만 외톨이가 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도 중국에 디리스킹(위험회피)으로 가는데, 우리만 중국과 대결 정책을 쓴다”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한 번도 디커플링(관계 단절) 정책을 추진한 바가 없다. 상호주의 원칙에서 당당한 외교, 서로 존중하는 외교로 가야 한다”고 대답했다. 대중국 수출 저하는 “중국의 봉쇄정책 영향이 더 크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회동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면 반드시 후회한다” “(어려워진 한·중관계)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 등 싱 대사 발언에 김상훈 의원은 “대사가 주재국에 이렇게 무례해도 되나”라고 비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매우 부적절한 언행으로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싱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는 일각에 의견에 대해선 “외교부는 싱 대사를 초치해 모든 결과는 본인 책임이 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사대주의적인 중국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장외에서도 양당 대표가 서로를 중국·일본에 대해 굴욕적이라고 설전을 벌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싱 대사와 만난 이 대표를 겨냥해 “중국 공산당 한국지부장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 김 대표와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 일본대사의 지난 8일 만남을 거론하며 “기가 막힌 오염수 동맹”이라고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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