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출마설에 야권 “진심어린 사과부터”·“입당·공천 없이 국민 심판을” 신중론
‘길 없는 길 간다’ 무책임 태도는 안돼”
김의겸 “조 전 장관, 출마 길 열려 있어
민주당과 무관하게 국민의 심판 받아야”
공천 뿐만 아니라 입당 신청도 ‘불가론’
자녀 입시비리·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고 있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조 전 장관이 출마에 앞서 본인을 둘러싼 문제에 관한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12일 제기됐다. 또 야당 인사는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던 더불어민주당과 무관한 정계 진출을 시도해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홍보수석을 지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조 전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 관한 질문에 "개인이 출마한다는 것을 누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면서도 "오래 전부터 조 전 장관이 정치에 입문해서 명예회복을 했으면 좋겠다는 대화를 (지인과) SNS에서 나눈 적이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다 전과가 있지만 출마해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으면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조 전 장관도 그러지 말라는 보장이 있냐 이런 답을 (지인에게) 했을 만큼 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지 부정적이지는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조 교수는 조 전 장관이 출마를 결정할 경우 각종 의혹에 관한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법무부 장관 임명 때 사실 아주 작은 판단, 하나의 착오로 여기까지 왔다"며 "그렇다면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가겠다는 그런 무책임한 태도로는 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과 ‘평산책방’을 방문한 일을 SNS에 알린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이 게시물에서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逆進)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정치권에서 조 전 장관 출마설이 더욱 회자됐다.
그러나 조 교수는 조 전 장관의 이 같은 언급에 "자신의 정치적 판단이 사실 얼마나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에게 상처를 주고 나쁜 영향을 미쳤냐"며 "그런데 출마했으면 민주당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본인도 정치적으로 성공하는 그런 전략적 사고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전략적 사고를 하려면 정치를 하려는 목적이 뚜렷해야 하고 자기가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는지 진심 어린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뭘 잘못했다는 사과는 없고 그냥 계속 ‘잘못했다’고 그런다. 진정한 사과는 구체성이 있어야 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이날 김의겸 민주당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조 전 장관의 평산마을 방문과 출마설 질문에 "길은 열려 있고 출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사실 이게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고 조 전 장관에게 주변에 있는 많은 분들이 출마를 권유하기 시작한 건 좀 됐다"며 "어찌 보면 윤석열 정부가 보이고 있는 ‘검찰독재’의 어떤 대항마로서 상징적인 성격 이런 것들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의원은 총선 출마를 위한 조 전 장관의 민주당 입당과 공천에는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조 전 장관에 출마를 권유하는 이들에게) 몇 가지 전제조건들은 다들 있다"며 "제일 큰 전제조건은 ‘민주당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나간다’라고 하는 게 거의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은 공천을 줄 수 없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공천을 줄 수 없다 여부를 떠나서 조 전 장관이 정치를 하려면, 그리고 국민의 심판을 한번 받아보려면 민주당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공천 신청은 물론이고 입당조차 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주변 사람들 얘기"라고 답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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