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디지털 시대의 철학, `신실재론` 이야기

박영서 2023. 6. 12. 18: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마우리치오 페라리스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현대 철학자다.

국내에선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지금 우리 시대의 중요 철학자 중 한 명이다.

책은 데카트르, 칸트, 푸코를 경유한 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의 비판, 기존 철학의 대안으로서의 신실재론, 신실재론에 기초한 데이터의 자유로운 분배 등 페라리스의 사유를 10개 키워드로 소개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서민규 지음 / 컴북스캠퍼스 펴냄

마우리치오 페라리스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현대 철학자다. 국내에선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지금 우리 시대의 중요 철학자 중 한 명이다. 그의 철학은 포스트모더니즘과 구조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된다. 그는 포스트모더니즘이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을 부정하고, 구조주의는 현실을 단순히 구조로 환원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문제의식은 '신실재론'을 낳았다. 신실재론은 현실은 인간의 경험에 의해 형성되지 않으며,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주요 뼈대다.

영국의 과학철학자 로이 바스카의 '비판적 실재론', 프랑스의 철학자 캉탱 메이야수의 '사변적 실재론'과 더불어 그의 '신실재론'은 21세기 사상을 뒤흔든 '실재론적 철학'의 흐름을 형성했다. 이같은 인식은 디지털 혁명과 관계가 깊다. 세계는 이제 디지털화됐다. 디지털 시대에 사는 우리는 현실과의 접점을 잃어버리고 있다. 가상의 소셜네트워크, 포퓰리즘, 가짜 뉴스 등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선이 불확실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거의 모든 것이 디지털로 구현되는 데이터 시대에 신실재론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페라리스는 손으로 데이터를 만질 수는 없지만 특유의 '기록성'을 가진 '사회적 실재'라는 신실재론의 해석을 근거로 '웹 복지 시스템'의 구축을 역설한다. 이는 디지털 데이터의 가치가 특정 플랫폼 소유자에게 독점되지 않고 모두에게 공유되게 하기 위해서다.

책은 데카트르, 칸트, 푸코를 경유한 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의 비판, 기존 철학의 대안으로서의 신실재론, 신실재론에 기초한 데이터의 자유로운 분배 등 페라리스의 사유를 10개 키워드로 소개한다. 이를 통해 책은 진짜와 가짜를 가리기 위한 탐색의 중요성, 사고의 틀을 제시한다.

페라리스는 이탈리아 토리노대학 철학과 교수다. 같은 대학에서 존재론 연구센터 'LabOnt'(Center for Ontology)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존재론, 해석학, 미학 등의 분야에 관심을 갖고 많은 논문과 저서를 출간했다. 특히 오래전부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수준에서 데이터 사회의 철학을 구상해왔다.

박영서 논설위원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