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전쟁 와중에 `바이칼 타투축제`에 몰려든 사람들

이규화 2023. 6. 1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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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 타투 축제 참가자들이 10일(현지시간) 러시아 이르쿠츠크 시벡스포센트르 국제 전시컴플렉스에서 타투를 뽐내고 있습니다. 타스통신 연합뉴스

러시아 한쪽에선 전쟁이 한창이지만 다른 쪽에선 축제가 열렸습니다. 바이칼 타투 축제를 말하는 데요, 올해가 세 번째라고 합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바이칼 타투 축제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바이칼 호수 근처 동시베리아의 중심도시 이르쿠츠크에서 열렸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열려 러시아 국내는 물론 해외로부터 수천 명의 타투이스트들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한국인 참가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참가자 신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 팀은 중국 카자흐스탄 등 러시아와 가까운 나라들 팀에 끼어 타투 실력을 뽐냈다고 하네요.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이르쿠츠크 최대 전시장인 시벡스포센트르 국제 전시콤플렉스에서 개최돼 참가자와 참관자들이 한 자리에서 어우러진 축제로 치러졌다고 합니다. 참가자들과 참관자들은 예능 프로그램을 관람하고 힐링 타투 14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된 작품들을 감상했습니다.

타투에 대한 학술적 강의와 마스터 클래스도 열렸습니다. 참가자간 창의적인 인터랙티브를 촉진하기 위해 서로 작품을 품평하는 자리도 마련됐다고 합니다. 타투도 트렌드가 있어 타투 아티스트간 교류는 핫 이슈로부터 소외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주최측은 설명했습니다. 축제에는 또 타투 장비 및 소모품, 기념품, 디자이너 의류 및 축제와 관련된 여러 제품들도 구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참가자들의 직업도 문신 아티스트 뿐 아니라 다양했습니다. 음악가, 사진작가, 댄서 및 기타 많은 창의적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찾았다고 합니다.

각 부문별 시상작과 그랑프리는 5명 이상으로 구성된 배심원(심상위원)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배심원들은 세 장의 카드를 갖고 있다가 대회 참가자를 선택해 카드를 제공하고 카드를 가장 많이 받은 참가자가 우승하는 시스템입니다. 배심원들은 다른 배심원과 상의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자신의 재량에 따라 카드를 줄 참가자를 결정합니다. 동률의 경쟁자가 나타나면 또 다른 라운드가 진행됩니다.

참가자들은 각 부문에 단 하나의 문신만 제출할 수 있습니다. 이전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참가자는 다음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합니다. 시상은 매일 이뤄집니다. 3일 축제 기간 동안 하루를 마감하며 시상 작이 발표되고 참가자와 참관자들은 우승 작품을 보며 감상하는 기회를 갖는다고 합니다.

타투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혐오'의 대상입니다. 한국에서는 '조폭=문신'이 대중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습니다. 그러나 바이칼 타투 축제 주최 측은 타투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라고 홍보했습니다. 타투의 기원은 원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현재도 중남미 아메리카나 태평양 도서 국가들에서는 타투가 신분의 표현 또는 공동체의식의 상징으로 통용됩니다. 그 완성도에 따라 예술적 영역으로 승화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형태와 색상 등에서 독창성을 겨룰 수 있는 창의적 행위의 중요한 한 분야로 타투가 인식돼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회화나 조각품처럼 인간의 신체에 그려진 문신을 보는 것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인간의 신체가 단지 캔버스로 쓰였다는 것이지요. 아닌 게 아니라 점점 타투는 대중의 인식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타투와 타투산업이 가장 발달한 곳은 역시 미국입니다. 워싱턴D.C.에서는 매년 'DC타투 엑스포'가 열립니다. 미국은 타투를 '바디 아트'(Body Art)로 불리며 산업과 대중예술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미국 타투 시장은 연간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국내에서도 문신 합법화의 여론이 국회와 정부에 의해 제기된 상태입니다. 문신 시술을 규정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계의 반대를 넘어야 합니다. 국내도 1300만명에 달하는 국민들이 문신이나 반영구화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요즘은 유명인사들의 눈썹 문신 사례가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번 바이칼 타투 축제를 보면서 전쟁 와중에도 타투 애호인들의 타투에 대한 열의는 식지 않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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