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신시아 쿡 美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방위산업 주도그룹 책임자 | “K방산 가성비·신속 공급 강점…한미 방산 공급망 협력 강화해야”

이선목 기자 2023. 6. 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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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아 쿡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방위산업 주도그룹 책임자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하버드대 사회학 박사, 전 랜드연구소 프로젝트 에어포스 부국장, 전 MIT 린 에어로스페이스 이니셔티브 연구원 사진 CSIS

3월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한국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과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공동 주관한 ‘방위사업청-CSIS 콘퍼런스’가 열렸다. 방사청과 CSIS는 한미 방산(防産) 협력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새로운 협력 분야와 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로 2016년부터 매년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올해 주제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한미 방산 협력 방안’이었다.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한미 방산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확대를 위한 한미 방산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방사청은 밝혔다.

당시 행사에 참여했던 신시아 쿡(Cynthia Cook) CSIS 방위산업 주도그룹 책임자 겸 국제 안보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은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한미 방산 공급망 협력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쿡 책임자는 “한국 방위산업은 매우 탄탄하다”고 평가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K방산의 경쟁력으로 가성비와 빠른 납기 능력을 꼽았다. 그는 “현재 한미 양국은 (무기) 개발부터 공동 생산, 공동 마케팅까지 협력하는 단계”라며 “안전한 공급망 확보는 미국과 한국 모두에 중요한 국가 안보 문제이며, 방위 기술 협력을 위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 각국 군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2년 세계 군사비 지출은 전년보다 3.7% 증가한 총 2조2400억달러(약 2953조66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상위 3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였다. 또 작년 한 해 유럽의 국방비 지출은 지난 30년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유럽과 러시아의 (군사비) 지출 증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군사비 지출 증가분) 일부는 전쟁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금액의 대부분은 신규 지출이 아니라 기존 예산에서 사용한 것이었다.

중국은 분쟁국 어느 곳에도 광범위한 대규모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의 국방비 지출은 2002년 620억달러(약 81조7500억원)에서 2022년 2980억달러(약 392조9400억원)로 거의 5배나 늘었다. 이는 중국의 경제력 성장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대만에 대한 점점 더 공격적인 태도를 포함한 중국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을 이유로 독일과 일본 등 역사적으로 무장 해제된 국가들도 안보에 재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방산 시장 호조 속 K방산 기업 수출도 크게 늘었다. 주목하는 한국 방산 기업이 있나.
“한국 방위산업은 매우 탄탄하다. 미국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Defense News)가 선정한 2022년 세계 100대 방산 업체 목록에는 3개 한국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이다. 이들은 각각 매우 흥미로운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는 세계 여러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8월 폴란드에 K9 자주포 212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2월 초도물량 24문을 납품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엔진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KAI는 누리호의 시스템 통합과 1단 추진제 탱크 개발에 참여한다. 또한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 및 관련 경전투기를 비롯한 미국 록히드마틴과 협력해 개발한 다양한 항공기를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정밀유도무기, 항공전자공학, 지휘 통제, 전자전(戰) 무기 체계, 무인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선두 주자다.”

한국의 방산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나. 글로벌 시장에서 K방산의 경쟁력을 꼽는다면.
“한국의 강력한 방위산업은 내수 시장과 수출을 위한 다양한 역량을 제공한다. 한국 방위산업의 핵심 강점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실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무기)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아울러 지난해 폴란드 향(向) K9 자주포 조달 과정에서 입증된 또 다른 강점은 빠른 (제품) 인도 속도다. ”

K방산이 부족한 점도 있을 텐데.
“한국 방산의 약점을 지적하기보다는 방산 생태계 전반에 관해 고려할 사항을 강조하고자 한다. 한 가지는 가격 경쟁력 제고와 혁신 지원을 목표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한 ‘모듈형 개방형 시스템 접근법(MOSA·Modular Open Systems Approach)’은 방산 하청업체 간 경쟁과 혁신을 지원할 수 있다. 또 다른 과제는 산업 혁신을 위한 길이 열려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정부는 비(非)전통적 방산 업체가 보유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초기 단계뿐만 아니라 이를 발전시키는 과정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끝나도 K방산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전후에도 무기 수요와 보급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동맹국들은 상당한 양의 소비에트 시대 구식 (무기) 장비를 소비했다. 군대를 재건해야 하는 이런 국가들은 한국의 잠재적 시장이다.”

현재 한미 양국의 방산 협력 수준은 어떤가.
“존 햄리(John Hamre) CSIS 소장은 한미 방산 협력과 관련한 단계를 제시한 바 있다. 1세대에서 미국은 냉전 기간 남한의 방어력을 강화하고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남한에 무기를 판매했다. 2세대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절충교역(무기 구매에 따른 반대급부)을 통해 부품을 공급하고 기술을 이전받는 방식으로 미국 (무기) 시스템을 구매했다. (현재) 3세대는 양국이 (무기) 개발부터 공동 생산, 공동 마케팅까지 협력하는 단계다. 이런 협력은 양국의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가 되고, 동맹국으로서 방위 시스템 호환성을 향상할 수 있다.”

방산도 첨단 기술화하는 추세인데. 이와 관련해 한미 양국은 어떤 협력을 할 수 있을까.
“중국은 희토류 같은 핵심 소재 수출을 금지하는 등 강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안전한 공급망 확보는 미국과 한국 모두에 중요한 국가 안보 문제이며, 기술 협력을 위한 기초가 될 것이다. 반도체, 핵심 소재, 배터리 개발과 생산, 생명 공학 등 분야에서 기술 협력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일례로 배터리 설계 표준화를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시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자원을 추출할 수 있다.”

이외에 한미 양국 방산 협력 강화 방안을 제언하면.
“3세대 한미 방위 협력은 양국 방산 기반을 더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공급안보약정(SOSA· Security of Supply Arrangements)은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 SOSA는 미 국방부가 국방 관련 산업 자원 신속 공급을 목적으로 동맹국과 체결하는 약정으로, 상대국 요청 때 완제품 직접 구매를 비롯해 핵심 부품 등 우선 납품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미국의 국가 안보 전략과 국방 전략은 더 평화롭고 안전한 세계를 보장한다는 목표를 위해 동맹국, 파트너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강력한 우방과 동맹국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미국과 한국의 굳건한 파트너십은 지금까지 70년간 지속돼 왔다. ‘함께 갑시다’라는 양국의 파트너십 모토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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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안보약정(SOSA)

SOSA는 미 국방부가 국방 관련 산업 자원의 신속 공급을 목적으로 동맹국과 체결하는 약정으로, 상대국 요청 때 계약 물품의 우선 납품을 지원하게 된다. 윌리엄 라플란테 미 국방부 조달 담당 차관과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3월 14일 워싱턴 D.C.에서 회담을 갖고 SOSA 체결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미 국방부는 6월 예정된 차기 방산기술협력위원회(DTICC) 회담에서 한미 양국의 SOSA 체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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