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살락 보호하자!' 태국 대표팀도 나섰다 "인종차별 반대"...몰지각한 국제망신

2023. 6. 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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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사살락(27·태국)이 먼 나라 한국에서 뜬금없이 인종차별 공격을 당했다. 태국 대표팀이 직접 나서 사살락을 보호했다.

태국 축구협회는 12일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살락이 2022 AFF 미쓰비시컵 우승하던 사진을 게시했다. 그 아래 “인종차별을 반대합니다”는 메시지를 함께 적었다. 한국 축구팬들은 이 게시글에 “미안해 사살락”이라는 댓글을 연이어 달았다.

사살락은 한국 축구와도 연이 있다. 2021시즌 하반기에 전북 현대로 반년 임대 이적해 K리그를 누볐다. 전북은 2019시즌에 부리람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치렀는데, 이때 맹활약한 사살락을 눈여겨보고 영입을 결정했다.

사살락은 전북에서 큰 사랑을 받고 떠났다. 2021시즌 K리그1 우승 시상식에서 전북 팬들이 사살락 이름을 연호하자, 사살락은 팬들 앞에서 혼자 춤을 추기도 했다. 전북 수비수 김진수는 자신의 대표팀 유니폼에 “to.살락 내 친구 언제나 보고 싶을 거야”라는 글을 써서 사살락에게 선물했다.

사살락이 떠난 지 1년 반이 지나서 왜 인종차별 이슈가 불거졌을까. 문제는 울산 현대 선수들의 SNS 댓글창에서 나왔다. 11일 울산 측면 수비수 이명재의 SNS에 박용우, 이규성 등 울산 선수들이 댓글을 남겼다.

이들은 이명재에게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 “사살락 폼 미쳤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명재를 두고 사살락과 비교하며 조롱한 것이다. 울산 선수들끼리는 장난에 불과할지 몰라도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인종차별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졌다.

사살락 친정팀 전북은 곧바로 인종차별 반대 문구인 ‘NO ROOM FOR RACISM(인종차별은 용납할 수 없다)’과 함께 “전북은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대응했다.

인종차별 문제를 일으킨 박용우는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어젯밤 소셜미디어에서 팀 동료의 플레이 스타일, 외양을 빗대어 말한 제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를 받았을 사살락 선수 그리고 모든 팬, 주변인들에게 죄송합니다. 선수 특징으로 별칭을 부르는 옳지 못한 언행으로 벌어진 이 일에 대해 반성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비록 인종차별이나 비하를 의도하고 내뱉은 말이 아니었지만, 제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받고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최근 축구계가 인종차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브라질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발렌시아 팬들로부터 “원숭이야”, “꺼져!” 등의 모욕적인 말을 90분 내내 들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공식적으로 항의했고, 발렌시아는 전 세계적으로 비판을 받았다. 브라질 대통령까지 나서서 스페인 축구계를 질타했다.

유럽에서 뛰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마요르카) 등도 상대 선수나 팬들로부터 인종차별 공격을 당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온다. 아직 국내에서는 해당 이슈가 크게 불거진 적이 없지만, K리그 선수들도 인종차별 이슈를 인지해야만 한다.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실수에는 책임이 따른다.

[사진 = 태국축구협회, 이명재 SNS, 전북 현대, 박용우 SNS]-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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