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도 인정한 코인 고수 “김기현 아들, 불장 왔을 때 엑싯···자주쓰는 선동 방법”

문광호 기자 2023. 6.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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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사관학교 변창호씨 ‘주장’
국민의힘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들의 통상적 대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아들 김모씨가 2022년 “불장 다시 왔을 때 다바로 인생 엑싯해야죠”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12일 제기됐다. 가상자산(코인) 시장이 상승세일 때 본인이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있는 업체의 가상자산 가격 상승으로 큰 이득을 얻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민의힘이 “재야의 코인 고수”라고 치켜세운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고위급 임원이 판매하는 상품의 시세가 앞으로 폭등할 것이라고 암시해 추가 구매를 하도록 유도하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들의 통상적인 대화를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호도(한다)”고 반박했다.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운영자인 변창호씨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음성채팅 프로그램 디스코드의 ‘다바 프로젝트 커뮤니티’ 채팅 내역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2월 22일 오후 1시47분부터 “개인적으로 죽을 맛”이라며 “그 사이 다바 개같이 부활해서 불장 다시 왔을 때 디바로 인생 엑싯해야죠”라는 글을 올렸다. ‘불장’은 주식시장이나 가상자산 시장에서 상승장을 뜻하는 말이고, ‘엑싯’(Exit)은 ‘출구’ ‘퇴장’을 뜻한다.

‘다바’는 김씨가 최고운영책임자로 있는 언오픈드의 아바타 대체불가능토큰(NFT) 프로젝트다. 온라인상의 고유한 아바타와 아이템 등을 판매하는 언오픈드의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가 해당 사업에 대한 투자금을 모은 뒤 사업을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 변창호씨는 이날 SNS에서 “저런 발언들은 사실 자주 쓰이는 선동 방법”이라며 “주로 다단계, 코인 쪽에서 많이 쓰인다. 고위급 임원이 커뮤니티를 통해 판매하는 상품의 시세가 앞으로 폭등할 것이라는 암시함으로 FOMO(고립공포감)를 유발시켜, 홀더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추가 구매를 하도록 유도하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변씨는 김씨가 속한 언오픈드에 대해 “언오픈드의 다바 프로젝트는 러그풀 프로젝트로 지목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러그풀’은 가상자산 개발자의 투자 회수 사기 행위로, 일명 ‘먹튀 사기’로 불린다. 변씨는 지난 10일에는 “모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 자체가 코인과 유착이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며 언오픈드의 모회사 해시드에 대해 “언론에서 위메이드 때리기는 쉽게 하는데 해시드 같은 더 대형급 문제는 쉬쉬대온 게 우연이라고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위원장인 김성원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진상조사단 회의에선 재야의 코인 고수이자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운영자인 변창호씨가 직접 나와서 여러 말씀을 주셨다”며 변씨의 자문을 받았음을 밝혔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김씨의 발언을 거론하며 “가상자산 업계에서 일하는 아들이 일개 중소기업 직장인일 뿐이라던 김 대표의 항변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김 대표의 아들이 일개 직원이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에 따라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어 ‘엑싯’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김 대표에게 김 대표와 가족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또 보유했는지를 묻고 있다”며 “국민 앞에 본인과 가족의 가상자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아들 의혹에 대해 지난 11일 반박 입장문을 내고 “제 아들이 언오픈드라는 직원 30명 정도 되는 중소 벤처기업(블록체인 산업 관련 스타트업 스튜디오)에 직원으로 취업한 게 뭐가 잘못된 일인가”라며 “위 회사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채 봉급 받고 일하는 회사원일 뿐임에도 그 회사가 취급하는 사업과 제 과거 발언을 엮어 억지 논리를 펴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참 딱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을 향해 “황당한 소설”이라며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들의 통상적인 대화를 가지고 마치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호도하는 모습이 역시나 왜곡·선동 전문당답다”고 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제대로 확인되지도 않은 일부 언론의 보도만을 가지고 근거도 없는 허무맹랑한 의혹을 제기하기 전에 국민의 질문에 답부터 하라”며 “이 대표 아들에 대한 상습 도박, 성매매 의혹은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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