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하영제 체포 찬성했던 巨野 … 제식구 4명은 전부 불체포

전경운 기자(jeon@mk.co.kr)이호준(lee.hojoon@mk.co.kr), 권선미 기자(arma@mk.co.kr) 2023. 6. 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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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체포동의안 부결
尹·李 체포반대 145표·155표
167석 민주당서 무더기 동정표
노웅래·이재명 이어 또 '방탄'
與 "언제까지 방탄대오인가"
대통령실 "국민 지켜보셨을것"
향후 검찰 수사 차질 불가피
윤관석의 90도 인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1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두 의원이 "검찰의 부당 수사가 입증됐다"고 주장하며 불구속 상태로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여당을 비롯해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방탄 정당'임을 자인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관석·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113명 중 구속된 정찬민 의원을 제외한 112명이 전원 참석한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찬성에 투표했고, 6석의 정의당도 전원 찬성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날 두 의원에게 던져진 반대표 145표·155표는 167석의 민주당에서 나온 무더기 '동정표'로 추정된다.

민주당이 방탄 정당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것은 지난 3월에 진행된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는 찬성표를 던져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해놓고, 민주당 소속이었던 윤관석·이성만 의원 표결에는 반대에 몰표를 줘 구속을 면하게 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하 의원 표결 당시에는 총투표수 281표 가운데 찬성 160표, 반대 99표, 기권 22표로 재석의원수 절반을 넘겨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하 의원은 경남도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공천을 도와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영장실질심사 결과 영장이 기각됐다.

결국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당대표를 비롯해 윤관석·이성만 의원까지 민주당 소속이거나 소속이었던 의원 4명에게만 선택적으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것이다.

국민의힘은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 뜻과 달리 체포안이 부결돼 정말 유감이고, 민주당이 언제까지 방탄대오를 견고하게 유지하며 국민 뜻을 저버릴지 지켜보겠다"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두 의원은 몸만 떠났을 뿐 민주당과 여전히 함께인 위장 탈당"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이 혁신위원장 선정을 위해 장고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국민적 분노도 외면하며 불체포특권 뒤에서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하면서 무슨 혁신을 하나, 혁신의 '혁' 자도 입에 올리지 마라"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비판에 대통령실도 가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표결 결과를 국민이 지켜봤을 것"이라며 "국민께서 마음속으로 판단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인 정의당은 "직전 집권당이자 제1당의 정치적 책임 의식이 고작 방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검찰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두 의원의 신병을 확보해 윗선 수사의 정당성과 명분을 얻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한 수사에 추진력을 얻으려 했으나 어려워졌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돼 영장심사 없이 영장이 기각된 것이기 때문에 검찰은 수사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두 의원에 대한 수사가 돈봉투 수수자 특정 및 송 전 대표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수사가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 의원 사건 때는 지난해 12월 28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법원이 올 1월 3일 영장 청구를 기각했는데, 추가 수사가 이어지다 3월 말에야 불구속 기소됐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의원 본인에 대한 사법 처리에만 석 달이 걸린 셈이다.

윤관석 의원은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 검찰의 짜맞추기식 수사가 부당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성만 의원은 "앞으로도 당당하게 맞서 싸워가며 제가 결백함을 분명히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경운 기자 / 이호준 기자 /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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