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2m 거대 차수벽 설치에 포항시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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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제철소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막대한 피해를 본 포스코가 수해 방지를 위해 높이가 2m나 되는 콘크리트 차수벽을 설치, 포항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차수벽을 설치하겠다는 신고를 받고 우려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포스코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벽을 세웠다"며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시민 안전을 위해 철거 지시 등 특단의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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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막힌 물 저지대로 넘칠 것"
전문가들도 맞은편 지역 침수 걱정
포스코 "포항시에 신고·협의 요청"
배수 체계 개선 추가 연구도 시행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제철소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막대한 피해를 본 포스코가 수해 방지를 위해 높이가 2m나 되는 콘크리트 차수벽을 설치, 포항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시는 "포스코가 배수대책 없이 벽만 세우는 바람에 유사시 반대쪽 철강단지 쪽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물이 범람할 수 있어 배수 등의 대책마련을 촉구했지만 일방적으로 차수벽만 세웠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2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달 말 포항제철소 정문부터 2문을 거쳐 힌남노 때 범람한 냉천 옆 3문까지 길이로 약 1.9㎞에 높이 2m의 콘크리트 벽을 세우는 차수벽 설치 공사를 완료했다. 포항제철소는 국내서 보안등급이 가장 높은 ‘가급’ 국가중요시설로, 그동안 철조망과 조경으로 외부인의 출입만 통제했다. 그러나 지난해 태풍으로 인근 냉천이 범람하면서 공장 전체가 침수되고 조업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자, 수해 대책으로 2m 높이의 차수벽을 설치했다.
하지만 포항시는 “차수벽에 막힌 물이 빠져나갈 배수 시설은 갖추지 않고 벽만 세웠다”며 못마땅해 하고 있다. 차수벽이 설치된 포항제철소 정문에서 3문까지 1.9㎞구간은 왕복 6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바다 쪽은 포항제철소, 육지 쪽은 이마트 포항점과 포항시 제철동사무소, 포항시 남구보건소 및 중·소 철강업체 공장들이 밀집한 포항철강산업단지가 있다. 게다가 이 곳은 평소 비가 조금만 내려도 물이 차오르는 저지대이다.
포항시 도시안전해양국 관계자는 “차수벽에 막힌 물이 빠져나갈 통로나 물을 퍼 낼 펌프 시설을 만들고 벽을 세워야 하는데 배수대책 없이 벽만 세워 맞은편 저지대 침수 피해 우려가 더 커졌다”며 “사전에 포스코의 계획을 파악하고 경고했는데도 (포스코가) 강행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대한하천학회장)는 “힌남노 때처럼 많은 비가 오면 차수벽에 막힌 물이 건너편 저지대 지역을 덮칠 것”이라며 “포스코의 차수벽은 아주 낮은 수준의 수해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수해 이후 정부가 구성한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의 권고에 따라 재난 대비 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차수벽을 설치했고, 지난해 12월 포항시에 신고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시에 협의를 요청했고, 차수벽 설치와 함께 제철소 안 배수로를 준설하는 등 통수 능력을 향상시켰다"며 "추가적으로 제철소 배수능력 재점검과 수치모형화를 통해 배수체계 개선 연구과제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포항시는 이날 포스코에 공문을 보내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서둘러 배수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차수벽을 설치하겠다는 신고를 받고 우려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포스코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벽을 세웠다“며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시민 안전을 위해 철거 지시 등 특단의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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