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외교 비판에 '중국 관광객' 운운한 이재명의 궁색한 변명 [사설]
연일 도를 넘는 중국의 외교 무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일개 국장급 관리에 불과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는 내정간섭 막말로 우리 정부를 겁박한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외교 기피인물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무엇보다 이런 사람에게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의 판을 깔아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책임이 크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이것만으로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자국 대사가 주재국에서 경거망동을 했는데도 중국 외교부는 10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문제점을 깊이 반성하라"고 했다. 이런 걸 적반하장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똑같이 우리 주중 대사가 시진핑의 패권적 외교정책을 비판해도 괜찮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100% 문제 삼을 것이다. 우리는 되지만 너희는 그러면 안 된다는 패권적 횡포다. 땅 면적이나 인구수로서나 경제·군사적으로나 꿀릴 게 없는 나라지만 국제사회 존중과 존경도 받지 못하고, 리더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를 자성해봐야 할 것이다. 이재명은 이처럼 주변국을 업신여기고 완력으로 짓밟는 중국의 패권적 행태에 병풍 노릇을 자처했다. 국민에게 모멸감을 주고 자긍심에 생채기를 낸 외교참사다. 굴욕외교 비판에 "국익을 좀 더 지켜내기 위해 협조할 방향들을 찾아내는 게 더 중요한 일 아니겠느냐"고 했는데 번지 수를 잘못 찾았다. 국가 간 기본인 상호 존중과 동등한 주권국 인정을 거부한 채 우리를 속국 취급하고 함부로 대해 협력관계를 파탄 낸 건 우리가 아니라 중국이다. 국익 운운하며 "명동에 관광객은 와야 하지 않냐"는 궁색한 항변은 실소를 자아낸다. 이걸 변명이라고 하는 건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선 중국의 하대와 모욕을 꾹 참고 감수해야 한다는 건가. 이 대표나 민주당이나 '정치는 국경 안에서 멈춘다'는 말이 더 이상 안 나오도록 말과 행동을 되돌아봐야 할 때다. '짜장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 '도대체 어느 나라 정치인이냐'는 소리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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