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싱하이밍 겨냥 "주재국 내정 개입 안돼"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6. 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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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교 역할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주재국 이익 해칠 것"

한국 정부 외교정책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을 쏟아낸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향해 대통령실이 "가교의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에도, 주재국에도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싱 대사가 지난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데 대한 대통령실의 첫 반응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사라는 자리는 본국과 주재국을 잇는 가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외교부에서 충분히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고 이와 관련해 주중 한국대사관에서도 입장을 냈기 때문에 대통령실에서 특별히 추가할 입장은 없다"면서도 외교관의 임무를 규정한 국제협약인 빈 협약 41조를 거론하며 "외교관은 접수국의 법령을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조항에 외교관은 접수국의 내정에 개입해서는 안 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론적인 얘기였으나 싱 대사에 대한 저격성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한 대목이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초래했다.

외교부는 다음 날인 9일 싱 대사를 초치해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중국도 10일 정재호 주중대사를 불러 한국의 반응에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명하는 등 공방이 확산됐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표가 부적절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본인의 리스크에 대한 탈출구를 찾다 보니 외교에서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다"며 "국민이 선택한 대표인 대통령과 정부 정책에 대해 싱 대사가 비판하는 것을 지켜보고 거기에 맞장구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이 원치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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