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사무총장 “한국 노동 탄압 매우 심각…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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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노동기구(ILO)의 질베르 웅보 사무총장이 11일(제네바 현지시각) 윤석열 정부의 노동 탄압에 대해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탄압 상황을 듣고 놀랐고 그 뒤 한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웅보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11차 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만나 "양대 노총 대표가 전한 이야기로도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파악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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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노동기구(ILO)의 질베르 웅보 사무총장이 11일(제네바 현지시각) 윤석열 정부의 노동 탄압에 대해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탄압 상황을 듣고 놀랐고 그 뒤 한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웅보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11차 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만나 “양대 노총 대표가 전한 이야기로도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파악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웅보 사무총장은 “현재 해당 내용이 아이엘오 결사의자유 위원회에 진정돼 절차가 진행 중이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국제노동기구의 감독기구인 ‘결사의자유 위원회’엔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화물연대 파업권 제한 △건설노조 탄압 △예산운용지침 통한 공공기관 단체교섭권 무력화 등 4건이 제소된 상태다.
면담에 배석한 마리아 엘레나 노동자활동지원국 국장은 “아이엘오 협약 87호(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보장)·98호(단결권과 단체교섭권) 이행에 대한 정기 감시감독절차가 올해 개시된다”며 “이미 제소가 이뤄져 검토되고 있는 만큼 감시감독 절차를 통해 아이엘오의 경고 메시지가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지난해 말 화물연대 파업 탄압을 시작으로 최근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펼치며 노사관계가 30년 전 독재정권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 정부는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있고 사회적 대화는 전면 중단됐다”며 국제노동기구의 개입을 요구했다. 류기섭 사무총장도 “정부는 파업 중 대체근로 허용, 과로를 조장하는 연장근로 집중사용 등 사용자의 오랜 숙원을 노동정책에 반영하려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걸림돌이라고 여긴다”며 “사용자의 불법·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어대지 않고 노동조합에만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2일(제네바 현지시각) 총회에선 한국의 노·사·정 대표가 웅보 사무총장의 <사회정의 실현하기> 보고서 관련 토론회 연설에 나섰다. 노동계 대표인 양경수 위원장은 지난 노동절에 분신한 건설노동자 양회동씨를 언급하며 “그를 죽음으로 내몬 존엄성 파괴는 ‘법치’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며 “정부는 노사 모두 법을 지키라는 의미라고 설명하지만, 구속되거나 소환을 당한 사용자는 없다. 법치가 아니라 법을 노동자 탄압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양 위원장은 고공 농성하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노조 간부에 대한 경찰의 유혈진압, 정부위원회에서 양대노총 배제, 정부의 노조 회계 공개 압박 등을 열거하며 “탄압을 멈추고, 구속된 노동자들을 석방하는 것이 사회정의 실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 대표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한국 노동계가 주장하고 있는 정부의 노동 탄압은 사실과 다르고 노동계의 과격한 파업과 불법행위에 대해 공감할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며 “오히려 한국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있다”고 정부를 두둔했다.
정부 대표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은 “노동 개혁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노사 모두가 영향력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대화와 타협보다는 힘의 논리, 투쟁에 의존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구습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에서의 법치주의 확립과 함께 노사가 협력과 대화를 통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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