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 종결, 새로운 투자 기회…"스트립채권ETF 주목"

김근희 기자 2023. 6. 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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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팀장 "듀레이션 길수록 금리에 따른 변동성 커"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본부 팀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오는 13~14일(현지 시각) 열리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계속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완화되고 있고, 반면 경기침체 가능성은 커지고 있어서다.

대부분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구간이 끝에 다다랐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바뀔 때는 새로운 투자 기회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난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팀장은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구간이 끝난 후 한동안 금리는 정체기를 보이다가 하락할 것"이라며 "금리 정체기가 왔을 때 채권 30년물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면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에서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금리 인하기에는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채권 가격은 오른다. 채권을 보유해 받을 수 있는 표면금리는 이미 고정돼 있는데, 시장금리가 표면금리보다 떨어지면 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늘고, 그만큼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

실제로 과거 미국은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평균적으로 금리를 0.7년 동결했다. 그때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45~105bp(1bp=0.01%포인트) 하락했고, 채권 가격은 그만큼 올랐다.

김 팀장은 "특히 듀레이션(잔존만기)이 긴 상품은 금리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채권 30년물 ETF라도 듀레이션은 17~18년에 불과하다. 듀레이션은 쉽게 말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데 걸리는 평균 기간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인 30년 만기 채권(이표채)의 경우 만기 전 반년에 한 번씩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그만큼 듀레이션이 짧아진다.

듀레이션이 17~18년인 경우 채권 30년물 금리가 100bp 하락해도 18%의 수익밖에 얻을 수 없다. 반면 듀레이션이 27~28년으로 길어진다면 27~28%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이에 김 팀장은 듀레이션이 최대로 긴 채권 ETF를 만들기 위해 '스트립채권'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 팀장은 "2019년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일할 때 듀레이션이 가장 긴 상품을 찾다 보니 미국에 스트립채권ETF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때부터 언젠가 상품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트립채권은 이표채의 원금과 이표를 각각 분리해 만든 여러 개의 무이표채권이다. 이 경우 '원금스트립' 채권과 '이표스트립' 채권으로 나뉘는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스트립채권 ETF는 원금스트립채권만 편입한다. 이자 발생에 따라 듀레이션이 짧아지지 않기 때문에 30년물 스트립채권 ETF의 듀레이션은 27년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스트립채권ETF는 지난 2월1일 상장한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와 지난달 31일 상장한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다. 현재 상장된 채권 ETF 중 레버리지·인버스 채권ETF를 제외하고는 두 ETF의 듀레이션이 27~29년으로 가장 길다. 단, 듀레이션이 긴 만큼 변동성이 높다는 것은 주의해야 할 점이다.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ETF는 지난 8일 순자산 1199억원을 기록, 출시 4개월여만에 순자산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규모는 727억원에 달한다.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 ETF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상장한 후 7거래일 동안 65억원을 기록했다.

김 팀장은 "다른 경쟁사들이 장기채 ETF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차별화를 두기 위해 듀레이션을 극대화한 상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덕분에 후발주자임에도 장기채 ETF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채권ETF 라인업을 강화 중"이라며 "앞으로도 스트립채권ETF처럼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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