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보다 무서운 무관심…10년전이랑 다를게 없다는 코넥스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6. 12. 16: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본예탁금 폐지해 문턱 낮춰도
거래대금은 시장 개설 초기 수준
신규 상장 기업 증가세 불구
“유동 주식 비율 늘려야” 지적도
코스피, 2,620대로 마감 [사진 = 연합뉴스]
출범 10주년을 앞둔 코넥스 시장의 거래대금이 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활성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증가세로 바뀌었지만 투자자들의 외면은 계속되고 있다. 시장에선 기업들의 유동 지분 물량을 늘리는 등 주식 공급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일 기준 25억5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개설 이후 작년 말까지 기록한 평균치인 30억3146만원을 밑돌고 있다. 코넥스는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과 모험 자본의 중간 회수를 목적으로 지난 2013년 7월 개설된 중소기업 전용 시장이다. 코스닥 이전 상장을 노리는 중소기업들이 주로 코넥스 시장을 활용하고 있다.

출범 10주년을 맞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코넥스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증시 호황에 힘입어 지난 2020년 51억8160만원에서 2021년 74억1467만원으로 대폭 늘어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22억3559만원으로 재차 쪼그라들었다. 올해 역시 증시 전반의 회복세에도 코넥스 소외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개설 초창기인 2016년(24억6715만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코넥스와 같은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예비시장인 한국 장외주식시장(K-OTC)와 차이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21년까지 엎치락뒤치락하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35억3044만원(K-OTC)과 22억3559만원(코넥스)으로 격차가 벌어졌고, 올해는 각각 48억6294만원과 25억5900만원으로 2배가량 차이가 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OTC는 기업이 신청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금융투자협회가 지정한 우량 기업에 대해서도 거래가 가능하단 점에서 차이가 있다”면서도 “투자자 보호와 규제 수준이 유사하고 출범 시점이 비슷해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을 시행하기도 했다. 당시 발표된 개정안에 따라 일반 투자자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기본예탁금 규제와 소액투자 전용계좌 제도가 폐지됐다. 기업 입장에선 코스닥 이전 상장 요건과 지정자문인 제도 등이 완화됐다.

변화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코넥스 시장의 지난해 연간 신규 상장 기업은 14곳으로 직전인 2021년(7곳)의 두 배를 기록했다. 신규 상장 기업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2017년 코스닥 특례 상장(테슬라 상장) 도입으로 코스닥 시장의 문턱이 낮아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코스닥 직상장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2016년 50개에 달하던 코넥스 기업 신규 상장이 이듬해 29개로 감소한 바 있다.

일각에선 추가적인 개선안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거래 활성화를 위한 유동 주식 물량 확보가 대표적이다. 유가증권·코스닥 시장과 달리 코넥스의 경우 지분 분산 의무가 없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지나치게 높은 반면 거래 가능 유동성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넥스에도 성장성이 밝은 기업이 여럿 있지만 대부분은 유동 주식 비율이 극히 낮아 투자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도 코넥스 시장 육성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 관계자들에게 주식을 매도해야 거래량이 늘어나고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득하고 있다”면서도 “기업들은 코스닥 이전 상장 후 높은 가치에 지분을 매각하려 하거나 경영권을 우선해 주저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