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카드 1장이 554만원···일본 ‘포케카 버블’에 절도 기승

박은하 기자 2023. 6. 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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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상품처럼 포켓몬 카드 되팔기 성행
전국 곳곳 포켓몬 카드 대량 절도 발생
포켓몬 카드/ 주식회사 포켓몬

일본에서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 몬스터> 캐릭터를 활용해 게임처럼 즐길 수 있도록 한 ‘포켓몬 카드’를 노린 절도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포켓몬 카드 인기가 지나치게 높아져 고액으로 거래되고 되팔기마저 성행하는 현실이 절도가 기승을 부리는 배경이다.

아사히신문은 12일 개점 2주 만에 절도 피해를 봤다는 구마모토현의 한 포켓몬 카드 전문매장 사례를 소개했다. 매장 주인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오후 9시 이후 침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강도는 진열장 유리를 부수고 포켓몬 카드 600장과 현금 13만엔(120만원)이 든 금전등록기를 훔쳐갔다. 1장에 60만엔(554만원)에 거래되는 ‘파이어&썬더&프리저 GX’ 카드 등 고가의 카드가 주로 사라졌다. 피해액은 약 650만엔(6005만원)으로 추정된다.

피해액이 큰 이유는 최근 일본에서 ‘포케카 버블’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포켓몬 카드의 인기가 치솟아 고가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켓몬 카드 가격은 본래 5장에 200엔(1800원)이지만 수집이나 비싼 가격에 되파는 ‘트레이딩 카드’ 목적으로 거래되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일본 웹사이트에는 레어 카드(희귀한 카드)를 수집했다가 비싼 가격에 되팔아 돈을 벌었다는 ‘포케카 투자’ 경험담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포케카 투자자’라고 밝히며 카드 매매를 권유하는 소셜미디어(SNS) 계정도 여럿 볼 수 있다. 포켓몬 카드가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포켓몬 카드 절도 범죄가 전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NHK와 각 지역언론 등을 종합하면 도쿄의 25세 회사원이 지난 8일 영업이 끝난 가게의 유리문을 깨고 들어가 포켓몬 카드 74장과 현금 1만9700엔(약 18만원)을 훔친 혐의로 지난 9일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훔친 카드를 팔아서 돈을 벌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의 자택에서 최소 1000장이 넘는 포켓몬 카드를 압수했고 추가 범행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에는 24세 회사원이 히로시마현에서 포켓몬 카드를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지난 3월 시가 38만3260엔(약 360만원)에 달하는 포켓몬 카드 16장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한 남성이 야마나시현 후지요시다시의 한 카드 판매점에 침입해 시가 223만엔(약 2106만원)에 달하는 포켓몬 카드를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전문가들은 트레이딩 카드 1장당 고액의 가치가 있는데다 가벼워서 운반도 용이해 쉬운 절도 대상이 됐다고 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매장에서 진열장에 카드를 전시하면서 판매한다는 점도 절도 대상이 된 이유로 보인다.

카드 운영사인 (주)포켓몬은 지난달 14일 “포켓몬 카드 생산을 늘리고 정기적인 재판매를 시행하겠다. 공식 행사 참가자에 우선 판매하는 등 되팔기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회사에 따르면 포켓몬 카드의 전 세게 누적 제조 매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529억장 이상이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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