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2편] [단독] 학폭위 처분 1천 건 분석…일관성 없는 '고무줄 징계'
[EBS 뉴스12]
학교폭력 사건이 접수되면, 학폭위를 꾸린 뒤,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각각 필요한 조치를 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가해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위원회마다 내리는 징계가 천차만별입니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수긍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서현아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서울에서만 1천2백여 건의 학폭위가 열려 이 가운데 1천15건이 학교폭력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와 관련한 피해 학생이 1천2백여 명, 가해 학생은 1천6백여 명에 이릅니다.
학교폭력으로 인정된 사건 위주로 자세히 보면요.
76.3%는 같은 동급생, 8.5%는 상급 학년 학생이 가해자였는데, 학교 밖 청소년이나 성인 등, 가해자가 학생이 아닌 사건도 2.2% 있었습니다.
폭력 유형은 신체폭력과 언어폭력의 비중이 각각 50.4%와 45.6%로 높았습니다.
온라인 매체를 이용한 사이버폭력 24%, 성폭력도 17.6%에 달했는데, 대부분 두 가지 이상의 폭력이 조합된 형태였습니다.
가해 학생 3명 중 2명은 생활기록부에 남지 않는 1호에서 3호 사이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피해 학생과 실제 분리가 이뤄지는 7호 학급교체와 8호 전학은 각각 1.8%, 2.1%였습니다.
골절이나 뇌진탕, 의식소실 같은 중대 상해가 명시된 사안도 18건이었는데, 한 건을 제외하곤 모두 6호 이하의 처분이었습니다.
징계 수위는 위원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2년 동안 성추행과 성적 행위를 강요한 사례는 6호 출석정지 처분을, 두 달 동안 성추행한 사건은 8호 전학 처분을 받았습니다.
교실에서 바지를 벗겨 수치심을 준 사안에 3호 교내봉사와 1호 서면사과로 징계가 엇갈렸고, 선배 지시로 친구들을 채팅방에 초대해 인증번호를 받아낸 행위에 한쪽에선 학교폭력으로, 다른 한쪽에선 강요에 의한 행위여서 학폭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골절 상해는 2호부터 6호, 전치 4주 정도의 비슷한 피해를 입힌 경우도 4호부터 6호까지 징계 수위가 들쭉날쭉했습니다.
인터뷰: 강득구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피해 학생이나 피해 학부모님들 보면 그 결과에 대해서 동의를 못하는 경우가 상당 부분 있는 거 아닙니까? (학폭 심의위원들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어떻게 담보할 건가 이런 부분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는 솜방망이 관행도 여전했습니다.
언어폭력에 대해 기분의 문제일 뿐 심리적 정서적 피해는 없다, 불특정 다수에게 한 성희롱은 개인 피해가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통계 기법을 적용해 분석했더니, 특히 성추행과 성희롱, 위협의 경우,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더라도 징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부는 학교폭력에 대한 엄정한 대처를 약속하고 있지만, 어떤 위원회를 만나느냐에 따라 징계 결과가 완전히 뒤바뀌는 '고무줄 처벌'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EBS 뉴스, 서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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