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부터 뉴진스까지…각자의 응원봉 같은 색으로 빛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베테랑 선배 가수의 카리스마와 떠오르는 신예 가수의 패기가 한 공간에서 꿈틀댔다.
케이(K)팝의 전통과 유산은 물이 한데 섞여 흐르듯 그렇게 이어지고 있었다.
이어 이날의 클라이맥스라 할 만한 '엄정화 트리뷰트' 무대가 시작됐다.
먼저 미드낫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그룹 에이트 출신 이현이 나와 엄정화의 '하늘만 허락한 사랑'을 불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테랑 선배 가수의 카리스마와 떠오르는 신예 가수의 패기가 한 공간에서 꿈틀댔다. 케이(K)팝의 전통과 유산은 물이 한데 섞여 흐르듯 그렇게 이어지고 있었다. 10~1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23 위버스콘 페스티벌’에서다.
위버스콘 페스티벌은 하이브의 글로벌 팬덤 라이프 플랫폼 위버스가 주최한 축제다. 위버스가 이전에 ‘2021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 ‘2022 위버스콘 뉴 에라’라는 공연을 펼친 적은 있지만, 실내외 무대와 각종 부스를 갖추고 종합 페스티벌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브 소속 가수뿐 아니라 다른 회사 소속이면서 위버스에 입점해 활동하는 가수들도 대거 참여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일본 걸그룹 문차일드, 미국 싱어송라이터 제레미 주커도 공연을 펼쳤다.
축제 무대는 두곳에 마련됐다. 88잔디마당에 마련된 위버스파크에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야외 공연이 펼쳐졌다. 사람들은 무대 바로 앞 스탠딩존에서 뛰놀거나 뒤쪽 잔디밭에서 방석·돗자리를 깔고 앉거나 누워서 축제를 즐겼다. 주변에는 식음료를 파는 부스들이 자리했다. 여느 음악 축제와 다른 점이라면, 케이팝을 좋아하는 10대 팬들과 외국인 관객들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인터파크티켓 예매자 통계를 보면, 20대가 41.6%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25%로 그다음으로 많았다. 부모가 대신 예매한 것까지 고려하면 10대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위버스파크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뜨거운 퍼포먼스에 관객들은 록 페스티벌 못지않은 열정적 환호로 화답했다. 야외 공연이 모두 끝나자 관객들은 바로 옆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 위버스콘 무대를 즐기기 위해서다.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 소속으로 일본에서 먼저 데뷔한 보이그룹 앤팀을 시작으로 신인 걸그룹 라잇썸, 뉴이스트 출신 솔로 가수 백호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이날의 클라이맥스라 할 만한 ‘엄정화 트리뷰트’ 무대가 시작됐다. 먼저 미드낫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그룹 에이트 출신 이현이 나와 엄정화의 ‘하늘만 허락한 사랑’을 불렀다. 전반부는 자신의 목소리로, 후반부는 인공지능(AI)으로 변환한 엄정화 목소리로 노래해 놀라움을 안겼다. 다음으로 앤팀의 ‘페스티벌’, 백호의 ‘디스코’, 엔하이픈의 ‘컴 투 미’ 무대가 이어졌다. 절정은 바닥 아래에서 갑자기 엄정화가 솟아오른 순간이었다. 관능적인 호피무늬 옷을 입고 등장한 엄정화는 2020년 발표곡 ‘호피무늬’ 무대를 선보이며 공연장을 단숨에 장악했다. 퍼포먼스를 마치고는 한마디 말도 없이 무대 뒤로 사라졌다.
다음은 유산을 이어받은 후배의 시간이었다. 요즘 가장 떠오르는 그룹 뉴진스 멤버들이 강렬한 춤을 추며 등장하자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뉴진스가 대학 축제 말고 국내 공식 무대에 오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뉴진스는 ‘오엠지’(OMG), ‘디토’, ‘어텐션’, ‘쿠키’, ‘하이프 보이’ 등을 안정적인 라이브로 소화했고, 관객들은 모든 노래가 히트곡임을 증명하듯 ‘떼창’했다. 다음으로 엔하이픈, 비투비, 지코 등이 열기를 이어나갔다.
객석에선 다양한 응원봉이 눈에 띄었다. 뉴진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비투비 등의 각 응원봉 모양은 제각각이었으나, 공연장 시스템과 블루투스로 페어링하면 다 같은 색으로 빛났다. 여느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진기한 광경이었다. 팬들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즉석에서 굿즈를 만들어 받을 수 있는 ‘위버스 바이 팬스’ 부스도 색다른 재미로 인기를 끌었다. 위버스 바이 팬스는 조만간 위버스샵에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밝혀낸 7분…사법기관 존재 이유를 묻다
- 한동훈 “돈봉투 받은 의원들이, 돌린 사람 체포 결정은 불공정”
- ‘아빠의힘’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할 듯…대통령실, ‘학폭 해소’ 판단
- 윤관석·이성만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서 부결
- 땡볕에 쓰러진 근위병들…털모자 쓰고 찰스 3세 생일 리허설
- ‘공흥 특혜 의혹’ 공무원 3명 기소…윤 대통령 처남은 “수사 중”
- 경찰서 20㎝ 창문으로 도망간 도박 혐의 외국인 10명 검거
- 홍준표 “퀴어축제 시내버스 우회 안 해”…경찰도 당황했다
- 노조탄압·분신·곤봉…국제노동기구 “한국 매우 심각, 감시감독 개시”
-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담은 ‘넷플릭스 일드’ 한국만 공개 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