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의 ‘용산 리포트’] 28. 원칙주의자 윤석열 대통령
남북관계 '담대한 구성'도 북한 비핵화 '원칙' 고수
'원칙'과 '독단적' 국민들 긍정과 부정 엇갈린 반응
윤석열 대통령은 법치주의자, 헌법주의자, 원칙주의자로 평가됩니다. 그 뿌리는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고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들은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원칙과 소신 등을 말합니다. 보는 사람과 진영에 따라 독단적, 일방적이라고도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원칙과 법치가 최근 노조의 일탈이나 불법 집회 및 시위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 보시겠습니다. 또한 ‘담대한 구상’으로 요약되는 남북관계 관리국면에서 이같은 원칙과 소신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도 들여다보겠습니다.

한 인간이자 법조인으로서 윤석열의 원칙주의는 대선을 앞두고 2021년 12월 한 TV 예능프로에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아버지로부터 엄한 교육을 받았다면서 “아버지가 원칙주의자, 꼬장꼬장한 분이었다”고 소개한뒤 “대학생 때 공부 안하고 술 먹고 밤 늦게 돌아다닌다고 아버지한테 맞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원칙이라는 것도 형식적인 원칙이 아니라 유연하게 할 때는 하는데 사회적 강자나 권력자 등 이런 사람들 하고 할 때 기본적인 원칙을 지켜줘야 하는 것이지 법이라는 것도 유연하게 할 때는 유연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범죄이고, 이 사람이 주범인데 봐줬으면 하는 여러 가지 무언의 (압력이) 들어올 때도 그것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지, 기계적으로 매사 법으로 하면 사람이 어떻게 사냐”고 했다.
집권후 정책에 투영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원칙주의는 그의 정치 이력과 연관지어 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해 득실과 차기 선거에서 득표 전략과 관련지어 정책 결정을 한다고 봤을 때 윤석열 대통령의 원칙주의는 한 인간이나 법조인으로서 가정 환경과 사회 경험을 통해 축적된 원칙주의라고 볼 수 있다.
용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해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다.
이 자리에서 한 기자는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했고, 이렇게 되면 노동개혁에 상당히 제동이 걸릴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보도된 한국노총 입장을 보면 지난 5월29일 광양제철소 앞 시위문제를 거론하는 것 같은데 언론인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시 6차선 (도로) 가운데 4개 차선을 점거하고 고공농성을 벌였다. 경찰이 이틀간 시간을 주면서 내려와 달라고 했다. 내려오지 않으니까 당연히 경찰로서는 상황을 정리해야 됐고 그래서 올라갔다. 그랬더니 정글 도(刀)를 휘두르면서 저항했다. 내려와서 다시 방패를 갖고 올라갔다. 다시 쇠파이프를 휘두르면서 저항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 상태를 방치하는 게 옳습니까?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데 공권력이 눈감아야 되는 겁니까? 이전 정권에서는 그렇게 했는지 모르지만 윤석열 정부는 그렇게 못하겠다. 당연히 공권력, 불법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을 한 것”이라고 강조한뒤 “그런데 그걸 이유로 해서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겠다? 어느 국민이 그런 태도를 이해하겠습니까? 경사노위 중요하죠, 노사간 대화도 굉장히 중요하죠. 그러나 경사노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의 원칙을 바꾼다? 그렇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동시에 “엄정한 법집행, 노사법치, 노조 투명성,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의 원칙이 이런 불법적인 시위 문제로 영향받지 않는다, 이 점을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재차 밝혔다. 이 관계자의 발언 중 “경사노위를 유지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의 원칙을 바꾼다? 그렇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고부동한 원칙을 밝혔다.
이런 장면은 6개월 전에도 대통령실에서 목격됐다.
용산 대통령실은 작년 12월 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점거 시위에 대해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당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장연 시위자들이 소수자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사법적 대응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시민들의 피해가 방치돼 왔는데 이런 피해를 더 이상 두고볼 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장연 시위에 대해 법과 원칙을 기준으로 엄정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관련 복지 예산을 추가 배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2021년 말부터 지하철 점거시위를 강행하면서 출퇴근길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대책을 요구해왔다. 그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 시위가 벌어지는 지하철역을 무정차 통과한다는 방침을 세워 운영했고 경찰도 법과 원칙에 따라 강제 연행 및 손해배상 소송 등을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법과 원칙에 대한 일관되고 분명한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5월23일 제21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런 입장을 재천명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지난주 1박2일에 걸친 민노총의 대규모 집회로 서울 도심교통이 마비됐다. 우리 헌법은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저 역시 대통령으로서 이를 존중해 왔다. 그러나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타인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까지 정당화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고, 공공질서를 무너뜨린 민노총의 집회 행태는 국민들께서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다. 과거 정부가 불법 집회, 불법 시위에 대해서도 법 집행 발동을 사실상 포기한 결과, 확성기 소음과 도로 점거 등 국민들께서 불편을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그 어떤 불법 행위도 방치 외면하거나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직무를 충실히 이행한 법 집행 공직자들이 범법자들로부터 고통을 받거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국가가 강력히 지지하고 보호할 것이다. 법은 그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선량한 시민과 사회적 약자가 고통받게 되어 있다. 경찰과 관계 공무원들은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튿날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불법 집회 및 시위에 대한 원칙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2023년 대한민국에서 합법적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 앞으로도 그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합법적인 한에서는 최대한 보장하고 권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법 집회는 시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은 불법 집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방치하는 정부와 불법을 단호히 막고 책임을 묻는 정부 중 후자를 선택했다. 저는 국민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무부와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수사라는 기조를 유지하며 불법집회 반복의 악순환을 근절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원칙주의는 남북관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가안보실 김태효 제1차장은 지난 7일 언론 브리핑을 갖고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자유·평화·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 라는 ‘국가안보전략서’ 발간을 설명하는 형식이었다.
이날 공개된 ‘국가안보전략서’는 △외교 △통일 △국방 등 세 가지 분야의 외교안보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김 차장은 이날 남북관계와 관련, 세 가지 추진 과제로 △상호 존중과 신뢰의 남북관계 정립 △북한 비핵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담대한 구상’을 이행하면서 전반적인 남북관계를 우리의 방향성에 맞게 추진 △인권, 이산가족, 북한 억류자, 국군 포로, 납북자 등 인도적 현안 해결을 제시했다.
대통령실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분명한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위협이 일관되게 증가돼 왔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이 멈춘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부의 주변 4강 외교와 남북관계는 전부 회담 위주로 기술됐다. 지난 정부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도 결국에는 대화를 통해서 해결이 되는 것이 필요하겠으나 그 과정에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우리가 실체적인 위협에 대해서 대응 태세가 되어 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의도, 의지와 관계없이 상대방이 주관적으로 우리에게 가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확실하게 물리적 대응 태세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을 먼저 구축해 놓는 과정에 한·미 관계, 주변국 관계를 설정해 두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담대한 구상’과 관련 “우선 ‘담대한 구상’은 세 가지 요소라고 말씀드렸다. 억지, 단념, 대화. 마지막 3단계의 대화가 성사되려면 북한의 호응이 필요하지만 ‘담대한 구상’에서 북한의 호응 없이도 우리가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앞의 억지와 단념이다. ‘담대한 구상’이 발표된 작년 8월15일 이후부터 이미 우리의 계획과 원칙에 따라서 이행되고 있다고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결국 호응을 해 오려면 비핵화에 대해서 나름대로 모종의 결심이 섰어야 될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대화도 가능하고 서로 군사, 정치신뢰 회복,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수 있다. 그래서 끝끝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수 없다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북 경협 프로그램에 관한 ‘담대한 구상’은 임기내 진행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담대한 구상’이 중단되거나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억지와 단념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국제사회에 대한 대북정책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원칙이 들어가 있고, 대북정책의 여러 가지 기조들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과 관련된 중국과의 관계도 원칙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외교부 담당 관리가 잠시 한국에 왔다간후 남기고 갔다고 회자되는 4대 불가론, 그것은 전부 거짓이다”며 “존재하지도 않고, 있었던 대화도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겠다. 따라서 중국과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계속 협의할 수는 있어도 중국이 우리에게 사드(종말 고고도 지역 방어체계) 문제라든지 우리 스스로의 안보에 관련한 판단사항에 대해서 무슨 조건을 내걸고, 그것이 되어야만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라고 얘기하거나 못 박은 적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원칙과 소신은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 있는 야당과 그 지지층으로부터 ‘독단적’, ‘일방적’, 혹은 ‘불통’으로도 비판을 받는다.
한국갤럽이 지난 2일 발표한 데일리 오피니언 제545호에 따르면 여론조사 응답자 중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354명·자유응답)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외교(40%) △노조 대응(6%) △결단력·추진력·뚝심(4%) △일본 관계 개선(4%) △국방·안보(4%) △주관·소신(3%) △공정·정의·원칙(2%) 등으로 답했다.
반면 부정 평가자(569명·자유응답)는 그 이유로 △외교(29%) △경제·민생·물가(8%) △독단적·일방적(8%) △일본 관계 및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8%) △소통 미흡(5%) 등을 지목했다.
원칙주의자 윤석열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엇갈리는 가운데 그 최종 판단은 정책 성과와 함께 내년 총선 결과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 필자소개 *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을 취재하고 있다. 지난해 ‘BH 청와대 그 마지막 15일, 북악에서 용산까지’를 출간했다. 강원도민일보 지면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 서비스를 통해 용산 대통령실의 국정을 주제로 전국의 뉴스 콘텐츠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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