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의 힘’…K팝 새 큰손 50대, 10대보다 음원 스트리밍 시간 많다

가수 임영웅이 지난해 1월 27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제11회 가온차트 뮤직 어워즈’에 참석해 화려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뉴스1

50대 이상 장년층이 K팝 시장에서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분석한 ‘2012-2022 모바일 음악콘텐츠 이용 시간의 변화’에 따르면 지난해 50∼59세의 월평균 모바일 기기 음원 서비스 이용 시간은 19억8000만분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19∼29세(55억9000만분)와 30∼39세(43억5000만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통상 아이돌 음악 주요 소비층이라 여겨지는 13∼18세의 이용 시간인 10억5000만분의 약 2배에 달한다.

이 통계는 닐슨미디어코리아의 코리안클릭 데이터상 연도별 모바일 음원 서비스 앱 월평균 이용 시간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작성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13∼18세는 2017년까지 20대에 이어 (음원 앱) 핵심 이용자층으로 자리해왔으나 2017년부터 뚜렷한 이용 시간 감소세를 보였다”며 “지난해에는 50대가 13∼18세의 이용 시간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전년 대비 연령별 이용 시간 증가율을 살펴봐도 50∼59세 172.0%, 60∼69세 205.2%로 13∼18세 146.8%를 크게 웃돌았다.

이번 통계를 두고 가요계는 지난 2020년 트로트 오디션 열풍 이후 장년층 팬들이 K팝 시장 소비자로 대거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영웅을 필두로 한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폭넓은 장르에서 활약하면서 막강한 구매력을 가진 장년층 팬들이 지갑을 아낌없이 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톱 100′ 차트에는 임영웅의 노래가 15곡 들어가있다. 신곡 ‘모래 알갱이’(6위)를 비롯해 ‘사랑은 늘 도망가’(8위), ‘우리들의 블루스’(9위), ‘다시 만날 수 있을까’(12위) 등이다.

팬덤 ‘화력’을 측정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한터차트 기준 첫 주 판매량을 살펴보면 임영웅(110만장)을 비롯해 김호중(68만장), 이찬원(57만장), 영탁(52만장) 등으로 장년층 팬이 많은 가수들이 상위권에 있다.

음반 판매와 더불어 예스24가 자체 집계한 연도별 콘서트 티켓 구매자 연령 데이터를 살펴보면, 50대 이상 구매자 비율은 2019년 5.5%에서 지난해 9.7%로 크게 늘었다. 온라인 결제가 어려운 부모 세대를 대신해 자녀가 본인 계정으로 대신 예매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장년층 관객 비중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