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당뇨 예방하는 '갈색지방' 기능 저하되는 원리 밝혔다

박정연 기자 2023. 6. 1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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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비만과 당뇨 등 대사질환 발생을 억제하는 갈색지방에 지방이 축적되는 새로운 원리를 밝혔다.

연구를 이끈 이혁종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대사성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갈색지방의 기능 저하 및 퇴화와 관련된 새로운 신호체계를 발견했다"며 "향후 갈색지방의 기능저하 및 퇴화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대사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의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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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갈색지방에 지방이 축적되는 새로운 기전을 밝힌 이혁종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연구위원. 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비만과 당뇨 등 대사질환 발생을 억제하는 갈색지방에 지방이 축적되는 새로운 원리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대사질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혁종 혈관연구단 연구위원 연구팀이 갈색지방세포가 비활성화될 때 일어나는 지방 축적의 새로운 기전을 대사적 관점에서 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13일 온라인 게재됐다. 

갈색지방은 교감신경의 활성화로 열 생성 단백질인 터모제닌을 증가시켜 열을 생성하는 특화 조직이다. 글루코스와 지방산의 분해를 촉진해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의 개선을 유도한다.

그러다 열 생성력이 저하되면 지방이 축적되면서 교감신경 활성화 저하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이렇게 되면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 위험성이 높아지지만 갈색지방에서 지방축적을 조절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쥐 실험을 실시한 연구팀은 갈색지방의 교감신경을 제거하거나, 30도 이상의 고온에서 사육해 열 생성 능력이 저하되는 환경에 노출시키면 혈관내피세포에서 분비되는 줄기세포성장인자(SCF)가 갈색지방세포 내 시-키트(c-Kit) 수용체와 결합해 지방축적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시-키트는 세포 표면에서 발견되는 티로신 키나아제 수용체 단백질로 줄기세포성장인자와 결합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또 단일핵 RNA 시퀀싱 기법으로 갈색지방 내 갈색지방세포, 혈관내피세포 및 주변세포를 각각 분리해 줄기세포성장인자와 시-키트 수용체의 상호작용이 갈색지방세포와 혈관내피세포에서 특이적으로 강하게 발현함을 확인했다.

이어 면역염색기법으로 줄기세포성장인자와 시-키트 수용체를 각각 표지한 마우스를 이용해 줄기세포성장인자와 시-키트의 상호작용을 확인했다.

그 결과 갈색지방의 열 생성 능력이 저하되었을 때 갈색지방세포는 줄기세포성장인자의 수용체인 시-키트의 발현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키고 혈관내피세포에서 분비된 줄기세포성장인자가 시-키트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새로운 지방산을 생성하는 데 관여하는 효소들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돼다. 이 효소들은 갈색지방세포의 지방축적을 유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백색지방세포나 백색지방에서 생성되는 또 다른 갈색지방세포인 베이지색지방세포에서는 열 생성 저하 조건에서도 시-키트 수용체가 발현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갈색지방세포에서만 지방축적에 관여하는 세포 간 특이적 신호체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이혁종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대사성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갈색지방의 기능 저하 및 퇴화와 관련된 새로운 신호체계를 발견했다”며 “향후 갈색지방의 기능저하 및 퇴화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대사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의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색지방내 혈관내피세포와 갈색지방세포 사이의 리간드-수용체의 상호작용을 나타낸 그림. IBS 제공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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