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델리히, 화마 극복한 영재…“내 인생을 음악과 보낼 수 있어 감사하다” [인터뷰]

2023. 6. 1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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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악가들의 이름 앞엔 '불굴의 의지'와 같은 수사가 따라온다.

오랜 트라마우를 극복하고 다시 선 그는 "내 인생을 음악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독일인 부모 아래서 자란 하델리히는 세계 유수 무대에서 러브콜을 받는 음악가다.

"음악가로의 제 목표는 음악이 가진 감정과 서사를 관객들에게 최대한 전달하고 나누는 거예요. 음악은 말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깊이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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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루체른 심포니와 협연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끈 작품”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빈체로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어떤 음악가들의 이름 앞엔 ‘불굴의 의지’와 같은 수사가 따라온다.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39)도 그렇다. 다섯 살에 바이올린을 잡았고, 일곱 살에 데뷔 연주회를 연 영재. 그러다 열다섯 살에 닥쳐온 화재 사고로 음악가의 꿈을 접어야 했다. 오랜 트라마우를 극복하고 다시 선 그는 “내 인생을 음악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한국을 찾는다.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인 루체른 심포니와의 협연(6월 27일·예술의전당)을 위해서다. 지난해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 이미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얼굴이다. 내한 공연을 앞둔 그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열정적이고 따뜻하고 친절한 한국의 관객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다시 돌아갈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하델리히의 애정과 관심이 깊다. 그는 “처음 뉴욕으로 이사온 후 한인타운에 자주 갔다”며 “한국 음식을 먹으러 가서 정말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이번 연주 여행의 그런 면이 확실히 기대된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의 클래식 음악과 음악가도 늘 유심히 지켜본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젊고, 환상적인, 전도유망한 한국 음악가들이 등장했는지 모르겠다”며 “15년 전 줄리어드에 다닐 때 학교에 한국인 친구들이 많았다”고 했다.

“지금도 북미와 유럽 전역에 음악계를 구성하는 한국인 음악가들이 너무 너무 많아요. 얼마 전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를 들었는데, 정말 즐기며 감상했어요.”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빈체로 제공]

하델리히가 꼽는 한국과의 가장 큰 ‘연결고리’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이다. 그는 “온라인으로 한국의 스타크래프트를 종종 본다”며 “누군가에겐 스타크래프트가 단순히 재미있는 취미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이 게임이 얼마나 어렵고 전략적인 지 10대 때부터 너무나 공감해와서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진지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주회에선 베토벤 바이올린 심포니를 연주한다. 그는 “베토벤 협주곡은 8살 때부터 연주한 작품이고,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다”며 “나를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끈 작품”이라고 했다.

“이 곡은 부드럽고, 아름답고, 순수해요. 느린 악장을 연주할 때마다 얼마나 완벽하고, 얼마나 단순하며 친밀하고 또 인간적인지 경이로움을 느껴요. 우리의 존재와 근본적 진실에 대한 깊은 통찰력, 그 너머에 있는 어떤 찰나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베토벤 협주곡은 오케스트라와 솔로 악기의 조화가 중요한 곡이다. 서로 대결하며 주고 받기 보다는 솔로 악기 역시 오케스트라와 발맞춰 걷는다.

“오케스트라가 반주 그 이상의 위치를 갖고 있어 바이올린 레퍼토리에서 약간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도 해요. 독주 바이올린은 악보에서 단지 하나의 목소리일 뿐이고, 이 작품에서는 주제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많은 순간을 동행해요. 실내악처럼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독일인 부모 아래서 자란 하델리히는 세계 유수 무대에서 러브콜을 받는 음악가다. 뉴욕 카네기홀 데뷔 연주(2008년)와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협연은 지금도 “믿을 수 없는 경험”이자 “꿈을 이룬 인생의 하이라이트”라고 한다. 지금의 그에게 음악적 지향점은 대단한 커리어보다는 관객과의 교감과 소통이다.

“음악가로의 제 목표는 음악이 가진 감정과 서사를 관객들에게 최대한 전달하고 나누는 거예요. 음악은 말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깊이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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