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브랜드가 좋아요"… 플라스틱 줄이니 '호감' 기업 됐다 [Z시세]

염윤경 기자 2023. 6. 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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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매일유업·동원F&B·풀무원·CJ제일제당 등 식품회사가 앞장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공병 재활용 등 친환경 행보 '눈길'

[편집자주]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소비자들의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며 기업들도 친환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요즘 환경오염이 큰 문제잖아요."
"친환경 기업이라면 눈길이 가요."

지구온난화와 자연재해 등 여러 환경문제가 대두되며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소비자 역시 더 친환경적으로 소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소비자의 요구에 발맞춰 기업도 변화하고 있다. 제품의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마케팅 역시 친환경을 강조한다. 기업이 먼저 목소리를 내 환경보호를 알리려는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 소비자 친환경 요구에 맞춰 변화 중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하지 않은 김이 인기다. 사진은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포장 김들. /사진=염윤경 기자
친환경 열풍이 가장 크게 불어온 곳은 식품업계다. 생활의 필수요소이며 건강과 직결된 만큼 친환경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기자는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를 방문했다. 마트에 진열된 상품 가운데 유독 포장이 얇고 가벼운 포장 김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포장 김이었다.

더욱 반가운 점은 이를 시도한 기업이 한두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동원F&B와 풀무원, CJ제일제당 등 익숙한 기업이 너나없이 친환경 포장 김을 판매하고 있었다.

친환경 포장 김을 구매한 김모씨(여·29)는 "김을 자주 먹는데 포장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항상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포장이 크든 작든 내용물은 어차피 똑같은 김"이라며 "일부러 친환경 포장 김을 구매한다"고 밝혔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매일유업은 우유에 종이빨대를 부착하거나 빨대를 아예 제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사진은 종이빨대를 부착한 매일유업 제품. /사진=염윤경 기자
유제품 코너에서도 친환경 제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매일유업의 한 제품은 일반적인 플라스틱빨대가 아닌 종이빨대가 부착됐다. 아예 빨대가 제외된 제품도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자의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유에 부착된 빨대가 불필요하다고 느낀 소비자들이 사용하지 않은 빨대를 모아 매일유업으로 보낸 것. 모 초등학교에서는 한 반의 학생들이 함께 빨대를 모아 매일유업 측에 보내기도 했다.

매일유업은 이러한 요구에 발맞춰 점점 더 친환경적인 기업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요거트의 포장재를 종이컵으로 바꿨다. 종이컵 포장재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연간 70톤이나 줄일 수 있다. 두유팩을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인 테트라팩으로 바꾸는 등의 시도도 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빨대를 빼거나 포장재를 바꾸는 등의 시도가 당장은 편리성 측면에서 불편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명한 소비자들은 장기적으로 환경을 위한 제품이라는 걸 인지하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환경을 위해 우리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뷰티업계, 화려함 벗어나 재활용에 중점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비욘드는 최근 친환경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비욘드 팝업스토어. /사진=염윤경 기자
뷰티업계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크고 화려하게 만든 화장품 용기에서 벗어나 환경을 위한 소박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용기로 탈바꿈하는 시도를 보인 것. 이와 함께 소비자에게도 재활용의 필요성을 알리고 재활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인 비욘드는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비욘드 Less plastic, Paper is enough'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 이 팝업스토어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제품 본질에 집중하자는 의미를 담아 리필 제품 사용을 권장한다. 또 플라스틱 자재를 재활용이 용이한 종이로 대체한 제품도 선보였다.

팝업스토어에서는 화장품 분리배출 상식 관련 모의고사를 풀고 직접 체험해보며 분리배출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팝업스토어를 방문할 때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를 500g 이상 가져오면 핸드크림과 보디로션 등 4종의 리필제품 중 하나와 교환해 준다. 해당 제품들의 포장재 또한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만들어졌다.

비욘드 팝업스토어 리더 장재은씨(여·26)는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고객들이 환경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다고 하더라"라며 "분리수거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 수 있어 좋았다는 분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 용기를 가져오는 등 활동에 적극 참여한 분도 정말 많았다"며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이니스프리는 다 쓴 화장품 공병을 수거해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공병 대환영' 제도를 실행 중이다. /사진=이니스프리 홈페이지 캡처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소비자에게 재활용을 권장하는 취지의 '공병 대환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유리·캔·플라스틱 재질의 용기를 수거한 후 이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것.

'공병 대환영' 제도를 자주 이용한다는 대학생 김모씨(여·23)는 "이니스프리의 모 스킨케어 제품이 내 피부와 잘 맞아 이 제품만 사용한다"며 "매번 생기는 공병을 포인트로 바꿀 수 있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포인트를 잘 모아 화장품을 재구매할 때 알차게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채널을 통해 친환경 경영에 대한 고객의 긍정적인 반응을 듣고 있다"며 소비자가 만족스러워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고객의 친환경 소비를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경영(ESG) 활동을 꾸준히 전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소비자 "친환경 기업, 눈길 가고 긍정적"


소비자들은 기업의 친환경적인 행보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만족해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비욘드 팝업스토어에서 분리배출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민들. /사진=염윤경 기자
소비자들은 기업의 친환경 행보가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친환경에 힘쓰는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져 해당 브랜드가 내놓는 제품에도 덩달아 눈길이 한 번 더 간다고 입을 모았다.

비욘드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이주희씨(여·35)는 "비욘드가 친환경을 추구하는 브랜드인 줄 몰랐는데 팝업스토어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며 "브랜드 이미지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친환경을 추구하는 브랜드에 더 호감을 갖게 된다"며 "소비할 때도 그런 측면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평소에도 환경오염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안주선씨(여·34)는 "환경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업은 이미지 자체가 좋게 바뀐다"며 "대기업이 먼저 움직이면 중소기업과 소비자도 함께 움직이고 인식이 변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동구에 사는 장모씨(남·25)도 "친환경 기업이라면 조금 더 호감이 가는 측면이 있다"며 "한번 더 눈길이 가고 결국 그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염윤경 기자 yunky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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