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북한, 코인 해킹해 핵 자금 3조9천억 조달"
장영준 기자 2023. 6. 12. 10:52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해킹해 한화로 약 4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훔쳤다고 미 당국자 등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북한은 2018년쯤부터 대대적 디지털 절도를 벌였습니다. 이를 통해 30억 달러(한화로 약 3조8800억원) 이상을 끌어모은 것으로 업체는 보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당국자들은 이 자금으로 북한이 핵 개발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절반 정도를 조달하는 데 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앤 뉴버거 사이버 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북한이 이 자금으로 "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비용의 약 50%를 조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습니다.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는 북한이 지난해 42차례 이상 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것과 디지털 절도가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의 수법 또한 IT 채용 담당자 등으로 가장하는 식으로 탈바꿈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블록체인 게임 업체인 스카이 메이비스는 북한에 6억 달러(한화로 약 7700억원) 이상을 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회사의 한 엔지니어는 SNS를 통해 한 채용 담당자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북한의 사이버 공격 부대원이었습니다.
채용 담당자로 위장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 부대원이 보낸 이메일에는 악성 코드인 '트로이 목마'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회사 전체가 해킹당해 북한이 암호화폐를 훔쳐 갈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처럼 북한의 해킹 부대원들이 구인구직 채용 담당자나 블록체인 개발 프리랜서 등으로 위장해 취업한다고 전했습니다.
미 당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대적인 디지털 절도에 대해 국제 사회 제재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대체로 국가들의 사이버 활동은 스파이 활동이나 적대적인 국가에 대한 실제 공격 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국제 사회 제재를 피하기 위한 경화(국제 금융상 환관리를 받지 않고 각국의 통화와 늘 바꿀 수 있는 화폐) 절도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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