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불평등에 맞서는 반주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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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을 다룬 책은 많다.
"그는 내게 광범위한 경제이론들, 신고전주의 경제학,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제도경제학, 오스트리아 학파, 행동주의 경제학, 개발주의 이론 등을 소개해 주었다. 그리고 이들 이론을 내가 보기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게 했다."
현대 경제학의 패권은 신고전주의 학파가 쥐고 있다.
한데 신고전주의를 경제학의 전부라 여기는 일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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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장하준이라는 이름에 눈길이 갔다. 케임브리지대에서 일하다 지난해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런던대로 옮긴 바로 그 장하준 교수다. 인터뷰의 백미는 다원주의를 강조한 대목이다. 장 교수가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로버트 로손(Robert Rowthorn·책에서는 밥 로손이라 나온다)을 회고하는 내용이다.
"그는 내게 광범위한 경제이론들, 신고전주의 경제학,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제도경제학, 오스트리아 학파, 행동주의 경제학, 개발주의 이론 등을 소개해 주었다. 그리고 이들 이론을 내가 보기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게 했다."
현대 경제학의 패권은 신고전주의 학파가 쥐고 있다. 애덤 스미스의 고전파 경제학을 계승한 학파다. 비판적 지식인 중에는 신고전주의를 '부자 이데올로기'라고 치부하는 경우가 있다. 토론을 봉쇄한다는 점에서 곤란한 접근법이다. 한데 신고전주의를 경제학의 전부라 여기는 일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경제학에는 장하준의 전공인 발전경제학을 비롯해 다양한 시도가 있다.
가령 제럴드 엡스타인 메사추세츠 애머스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후변화는 가뭄, 기아, 물 부족, 특히 실질적인 소득배분을 둘러싼 국가적, 전 지구적 투쟁을 야기하게 될 전형적인 공급부족을 초래하기 쉽다"고 말했다. 주류 바깥에 있는 학자가 아니라면 꺼낼 수 없는 표현이다. 추천사를 쓴 경제학자 우석훈의 말마따나 "미국 자본주의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런 다른 목소리"다.
영미권뿐 아니라 한국·중국·인도·남미·아프리카 태생의 학자가 고루 포함됐다. 그들이 영향을 받은 문헌, 경제학을 택한 이유, 잘못된 경제정책에 대한 반성, 선호하는 방법론 등이 풍성히 담겼다. 우파건 좌파건 지적 자극을 느낄 만한 인터뷰집이다.
감탄경영
김민섭 지음, 라온북, 252쪽, 1만7500원
‘경영'의 사전적 의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기업이나 사업 따위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을 뜻하고, 둘째로는 기초를 닦고 계획을 세워 어떤 일을 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계획을 세워 집을 짓는 행위도 경영에 속한다. 영어로는 'Management'라고 한다. 크게 보면 돈과 사람을 매니징(관리)하는 게 경영의 요체라 할 수 있다. 책 '감탄경영'은 미용사로 출발해 미용 경영인으로 성장한 저자의 경영 철학을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용은 '기술'에 속한다.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크게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경험담이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그 비결은 '태도'와 '표현'에 있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항미원조
백지운 지음, 창비, 388쪽, 2만2000원
우리가 6·25전쟁이라 부르는 전쟁을 미국은 '한국전쟁', 중국은 '항미원조전쟁'이라고 부른다. '미국에 대항해 북조선을 돕는다'는 뜻을 담은 抗·美·援·朝 네 글자는 중국이 6·25전쟁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이 첨예화한 이후 중국에서 '항미원조'를 부각하고 있다. 중국에선 6·25전쟁 당시 동부전선에서 중국군과 미군이 치열하게 맞붙은 전장 장진호 전투를 영화화한 '장진호' 시리즈가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대흥행하고 있다. 책 '항미원조'는 6·25전쟁을 대한민국 시각이 아닌 중국의 입장, 즉 타자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해준다.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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