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초읽기···오늘부터 시운전

이윤정 기자 2023. 6. 1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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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2주간 설비 시운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교도AP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12일부터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설비의 시운전을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약 2주에 걸쳐 시운전을 한 뒤 올여름 오염수를 방류할 예정이다.

NHK·후쿠시마중앙TV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출 설비의 시운전을 이날 오전 오전 8시 40분부터 시작했다. 시운전은 오염수 방류 설비가 완공됨에 따라 주요 설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물이 정해진 양만큼 바다에 흘러가는지, 비상시 방류를 중단하는 차단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살핀다. 2주간 진행되는 시운전에서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는 방출되지 않을 예정이다.

앞서 도쿄전력은 원전에서 바다까지 이어지는 약 1030m 길이의 해저터널 굴착 공사를 지난 4월25일 마친 후 자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A)의 검사를 받아왔다. 현재 검사 절차는 모두 종료됐다.

일본 정부는 지역 어민과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5년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에 오염수는 관계자의 동의 없이 처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아직 어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노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지난 10일에도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과 회담 후 “방류 반대는 변하지 않는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의 방류 설비 공사가 끝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르면 이달 중 내놓을 최종 보고서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으면 여름 내에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제사회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두 번째로 큰 농수산물 수출 시장인 홍콩은 지난 11일 일본산 수산물 검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체친완 홍콩 환경부 장관은 홍콩 민영방송 TVB에 출연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받는 일본 식품에 대한 추가 검사를 위한 장비들을 조달했고 필요한 작업 준비도 마쳤다고 말했다. 체 장관은 추가 검역 절차로 일본 수산물에 대한 통관 절차가 최대 2주까지 소요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신선식품의 상태는 수입에 부적합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체 장관은 앞서 지난 8일 친중 매체 대공보 기고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될 경우 일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즉시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최근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 잡은 생선에서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사례는 오염수 방류가 식품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당국이 국제 사회의 우려가 큰데도 불구하고 오염수 방류를 밀어붙이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도 피오 티코두아두아 피지 내무장관이 일본 오염수 방류를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은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말하면서 왜 일본에 두지 않느냐”며 “오염수가 방출되면 어느 시점에 남쪽으로 흘러온다.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 제76차 회의에서는 중국 대표가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일본은 왜 스스로 사용하지 않느냐”며 오염수 방출은 “전 세계를 재앙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인 한국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해양오염을 걱정해 한국에서 소금을 미리 사두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12일 전했다. 로이터는 한국의 소금 소매점들이 재고를 늘리고 있어, 6월 첫째주 소금 가격이 2개월 전에 비해 27% 가까이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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