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에 지갑 연 50대... 10대 제치고 K팝 ‘큰 손’

김자아 기자 2023. 6. 1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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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임영웅. /뉴스1

트로트 열풍으로 인해 50~60대의 팬덤 활동이 많아지면서 중장년층이 K팝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12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분석한 ‘2012-2022 모바일 음악 콘텐츠 이용 시간의 변화’에 따르면 지난해 50~59세의 월 평균 모바일 기기 음원 서비스 이용 시간은 19억 8000만 분으로 나타났다. 이는 19~29세(55억 9000만 분), 30~39세(43억 5000만 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특히 아이돌 그룹의 주 수요층으로 여겨지는 13~18세 10억5000만 분과 비교하면 50~59세의 음원 서비스 이용 시간은 약 2배에 달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13∼18세는 2017년까지 20대에 이어 (음원 앱) 핵심 이용자층으로 자리해왔으나 2017년부터 뚜렷한 이용 시간 감소세를 보였다”며 “지난해에는 50대가 13∼18세의 이용 시간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연령별 이용 시간 증가율을 보면 50∼59세 172.0%, 60∼69세 205.2%로 13∼18세 146.8%를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장년층의 음원 이용 시간이 급증한 것은 2020년 트로트 오디션 열풍 이후 장년층 팬들이 대거 K팝 소비자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임영웅, 송가인, 김호중, 영탁 등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트로트에 머무르지 않고 발라드, 팝,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면서 막강한 구매력을 가진 장년층 팬들이 지갑을 열었다는 분석이다.

임영웅 서울 앙코르 콘서트./물고기컴퍼니

장년층 팬들의 K팝 구매력은 실제 지표로도 나타난다.

팬덤의 ‘화력’을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인 한터차트 기준 첫 주 판매량에서 임영웅(110만 장), 김호중(68만 장), 이찬원(57만 장), 영탁(52만 장) 등이 수십에서 수백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며 케이팝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3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톱 100′ 차트에 임영웅은 신곡 ‘모래 알갱이’(7위)를 비롯해 ‘사랑은 늘 도망가’(10위), ‘우리들의 블루스’(14위), ‘다시 만날 수 있을까’(16위) 등 무려 15곡을 진입시켰다.

멜론의 이용자 선호 가수와 ‘팬 맺기’ 기능에서 가수와 팬을 맺은 50대 이상 비율이 임영웅 52%, 김호중 66%에 달했다. 이뿐 아니라 방탄소년단(BTS) 12%, 세븐틴 10%, 블랙핑크 12% 등 아이돌 그룹의 팬도 장년층이 10%를 넘겨 존재감을 드러냈다.

장년층 팬들은 공연 시장에서도 ‘티켓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예스24가 자체 집계한 연도별 콘서트 티켓 구매자 연령 데이터 기준 50대 이상 구매자 비율은 2019년 5.5%에서 지난해 9.7%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예스24 콘서트 티켓 판매 상위 10위에도 NCT 드림(1위)과 NCT 127(2위)에 이어 임영웅(3~4·6~7·9~10위)과 조용필(5위) 같은 장년층 관객의 공연이 두각을 나타냈다.

온라인 결제에 익숙지 않은 부모를 대신해 자녀가 예매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장년층 관객 비중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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