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권장섭취량 기준 과해…건강인 상위 2.5% 재설정 필요
(지디넷코리아=조민규 기자)병의원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근육주사 및 경구 고용량 비타민D 요법이 골절이나 낙상의 예방에 효과가 없고, 오히려 낙상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타민D는 장으로부터 칼슘과 인의 흡수를 촉진하고, 신장에서 칼슘의 재흡수를 증가시켜 혈중 칼슘 및 인의 적정혈중 농도를 유지함으로써 뼈의 무기질화를 통해 뼈의 건강과 면역체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용성 비타민의 일종이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이나 골연화증을 초래해 골절이나 낙상의 위험과 자가면역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 명승권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는 1992년부터 2021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15건의 임상시험을 메타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명승권 교수는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 코크란 라이브러리(Cochrane Library)에서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15건의 무작위배정 비교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메타분석했다.
그 결과, 간헐적 혹은 일회성 근육주사 및 경구 고용량 비타민D 요법은 골절이나 낙상의 예방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비타민D 종류에 따른 하부집단 메타분석에서 비타민D3 요법은 간헐적 혹은 일회성 요법은 경계적인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면서 오히려 낙상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책임저자 명승권 교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타민D 부족이나 결핍이 대유행인 것처럼 알려져 있고, 병의원을 방문하면 혈중 비타민D 농도 검사를 권유받게 되는데, 대부분 부족하다는 결과를 받고 고용량의 비타민D 요법을 받고 있다”라며 “하지만 최근까지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일반 용량의 비타민D 보충제는 골밀도 개선이나 골절 예방에 효과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고용량의 비타민D 요법은 오히려 골절이나 낙상의 위험성이 높다는 임상시험도 보고되고 있어 이번에 메타분석을 시행하게 됐다”라고 이번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명승권 교수는 “메타분석 결과, 간헐적 혹은 일회성 근육주사 및 경구 고용량 비타민D 요법을 받은 사람은 위약을 사용하거나 아무 처치도 하지 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골절이나 낙상의 빈도에 차이가 없었다”라며 “반면에 비타민D 종류 중 육류나 생선 등 동물에서 얻을 수 있는 비타민D3(버섯과 같은 식물에서는 비타민D2)를 사용한 경우 오히려 낙상의 위험성을 6%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P값이 0.05 미만이거나 95% 신뢰구간에 1이 포함되면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데 P값이 0.051, 95% 신뢰구간의 하한값이 0.99로 경계적인 통계적 유의성을 보여 연구대상자수가 보다 더 많아지면 통계적 유의성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발표된 메타분석 중 가장 많은 연구를 종합했으며, 여러 가지 요인에 따른 하부집단 분석을 시행했고, 비타민D3 요법이 낙상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를 나타낸 첫 메타분석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고용량의 비타민D요법이 낙상의 위험성을 높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생물학적 기전이 제시되고 있는데 투여에 따른 고칼슘혈증으로 인한 골감소 및 근육약화, 활성형 비타민D 농도의 감소 및 이에 따른 근육세포의 칼슘이용 저하로 인한 근육기능의 저하를 초래해 낙상의 위험성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양인의 경우 약 40%, 남아시아인의 경우 약 70%, 우리나라의 경우 약 90% 내외가 비타민D 부족 혹은 결핍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이는 과도하게 높은 비타민D 권장섭취량에 상응하는 혈중 비타민D 농도 이하인 경우를 결핍의 기준점으로 잘못 삼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명 교수는 “전문학회, 기관, 병의원별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20 혹은 30(단위: ng/mL – 나노그램 퍼 밀리리터)을 정상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상위 2.5%내에 해당하는 과도하게 높은 농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12-20 ng/mL에 해당하며 이 범위 수준에서 골절 등의 질병이 높아진다는 근거는 불충분하다”며 “결론적으로 일반적으로 비타민D 검사나 보충은 필요하지 않으며, 뼈 건강을 위해 하루에 10분 이상 햇볕에 노출해 비타민D 합성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비타민D가 들어 있는 등푸른생선류나 버섯류 등의 섭취를 늘리면 충분하다”라고 무분별한 비타민D 검사와 보충에 대해 경고하며 뼈 건강을 유지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 강조했다.
이와 함께 2021년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SPSTF)에서는 증상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비타민D 검사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이득과 해로움의 균형을 판단할 근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비타민D 농도가 낮은 사람들(대개 혈중 비타민D 농도 20ng/mL 미만)을 대상으로 시행된 46건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 비타민D 요법이 골절, 낙상, 사망률, 당뇨, 심혈관질환 등 어떤 질병에도 효과가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특히 명 교수는 “특정 영양소에 대해 건강인 중 상위 2.5%가 섭취하는 양을 권장섭취량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재의 권장섭취량은 의학적으로 건강한 상태와 관련이 없고 오히려 과도하게 높은 양을 권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명승권 대학원장이 제1저자 및 교신저자로 참여했고, 골다공증분야의 저명한 SCIE 국제학술지인 ‘국제골다공증(Osteoporosis International; 2021 Impact Factor 5.017)’에 2023년 4월 29일자로 온라인 출판됐다.
조민규 기자(kio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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