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에 보스턴 마라톤 4시간 10분 "런던 마라톤도 우승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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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깊은 제127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지난 4월 17일 열렸다.
보스턴 마라톤은 메이저 대회에서 인정한 엄격한 기록을 충족해야 출전할 수 있다.
"6대 메이저 마라톤이 있습니다. 연령별 마라톤에서 더러 우승도 했지만 최종 목표는 정해져 있습니다. 런던 마라톤에서 제1회 월드챔피언을 뽑는 대회가 열립니다. 거기서 우승을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는 거지요."
6대 메이저 마라톤은 베를린·런던·시카고·뉴욕·보스턴·도쿄 대회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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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깊은 제127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지난 4월 17일 열렸다. 한국을 포함 100개국 이상에서 온 3만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연령별 마라톤에 산악인 김명준(81)씨가 출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프로들이야 마라톤을 100m 달리기 수준으로 뛴다. 그렇다고 연령별 마라톤이 쉬울 수는 없다. 세계에서 모여든 건각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보스턴 마라톤은 메이저 대회에서 인정한 엄격한 기록을 충족해야 출전할 수 있다. 보스턴은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답게 연령별 도전이 갈수록 치열하다는 말이 있다. 대회가 끝나자 산악인 김명준씨가 80세 이상 부문에서 우승했다는 뉴스가 떴다. 즉각 전화를 걸어 궁금한 질문을 쏟아 냈다.
"이번 기록은 마음에 차지 않아요. 4시간 12분 55초로 골인했으니까요. 날씨가 좋지 않아 그런 모양입니다. 하지만 2등과 50분이 넘는 차이가 났다니 그걸로 만족해야지요."
팔순에 4시간 10분대 기록이라니. 겸손의 말인 것도 같지만 자신의 기록에서 15분 차이가 난다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김명준씨는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정자로 유명하다. 2006년 당시 64세 때 7대륙 최고봉 등정을 끝내고 기네스북 공식 인정을 받았다. 물론 지금은 그 기록이 깨졌지만. 지금도 그는 마라톤과 등산을 병행하고 있다. 마라톤을 하는 이유는 '등반을 잘하기 위한 훈련 수단'이라고 강조했었다.
"6대 메이저 마라톤이 있습니다. 연령별 마라톤에서 더러 우승도 했지만 최종 목표는 정해져 있습니다. 런던 마라톤에서 제1회 월드챔피언을 뽑는 대회가 열립니다. 거기서 우승을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는 거지요."
6대 메이저 마라톤은 베를린·런던·시카고·뉴욕·보스턴·도쿄 대회를 말한다. 그 대회에서 런던마라톤 조직위가 선정한 기록 이내가 되어야, 월드챔피언에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평생 마라톤 인생을 살아 온 세계의 건각들이 모두 우승을 꿈꾸며 모일 것이다. 만약 그 1회 월드대회에서 김명준씨의 우승이라는 소망이 이루어진다면, 그건 영원히 남을 세계 기록이 될 터.
"도전할 수 있는 목표, 그런 인생이 아름다운 거지요."
전화 통화를 끝내자 그가 쓴 책 <라이프 노 리미츠>가 생각났다. 그 책에서 김명준씨는 '도전할 수 있는 목표가 있는 인생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리고 또 한 구절 생각난다. 에베레스트 정상을 눈앞에 두고 체력이 떨어진 그가 스스로에게 했던 독백이다.
'이쯤에서 그만둘까. 환갑이 훌쩍 넘은 나는 이번 시즌 최고령자다. 그만둬도 뭐라 할 사람은 없다. 정말 돌아설까. 하지만 너는 지금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가. 남은 한 방울의 에너지까지 몽땅 끌어 올려 이 등반에 최선을 다했는가. 아니다. 너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삶의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접어든 팔순. 세상의 뒷전으로 밀려나는 나이인 것 같은데 김명준씨는 세상의 편견을 깨고 있다. 60대에 세계 7대륙 최고봉을 모조리 오르더니 남극과 북극을 넘나들며 세계 8대륙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산을 오르고 마라톤을 즐기며 늘 푸른 청춘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김명준씨다.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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