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먹구름 걷히나’ 美 FOMC에 촉각 곤두세우는 韓 부동산

조은임 기자 2023. 6.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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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부동산 전망 엇갈려… 반등·하락 주장 ‘팽팽’
미 연준 6월 동결 후 7월 인상 가능성 커져… 韓 금리 영향 주목

미국의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바로 이번주로 다가오면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에는 ‘금리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최근 들어 추가 인상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금리결정 그 자체보다 점도표와 위원들의 발언이 더 주목받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거래량이 늘고 일부 지역에서 가격이 상승하면서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역전세와 지역별 차등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정책금리가 한 차례 더 올라 한미 금리차가 벌어져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금리가 또 다시 부동산 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남산 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도심 속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뉴스1

◇하반기 부동산 전망 엇갈려… “반등” vs “하락 지속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두고서는 엇갈린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나고 일부 지역에서 가격 상승이 일어나면서 일부에서는 반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59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4월(3187건) 3000건을 넘어섰고, 9일 기준 5월 신고건수도 2498건으로 전월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 째주(지난 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04% 올라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0.01% 올라 지난주(-0.01%)에서 상승 전환했다.

공급량 감소는 집값 반등을 주장하는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상위 10대 건설사들이 지난 1~4월에 분양한 아파트는 1만5900여가구로, 당초 계획했던 물량(5만4000여 가구)의 30% 수준에 그쳤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총 아파트 공급량은 당초 분양 계획(27만9000여가구)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공급이 10년 만에 최저점으로 낮아지는 상황이 오고 있다”면서 “여기에 금리인상도 사실상 끝났다고 보면 공급이 주요 변수가 된다”고 했다.

반면 역전세 현상에 주목, 집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2~3년 전 임대차 3법으로 한껏 높아졌던 수억원씩 낮아진 채로 재계약이 되면 집값이 오르기가 힘들다는 주장이다. 한은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는 지난해 1월 25.9%(51만7000가구)에서 지난 4월 52.4%(102만6000가구)로 늘었다. 한은은 “높은 금리 수준과 전세시장 불안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역전세난이 아파트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서울에서는 역전세난이 내년 6월이 정점일 걸로 본다”고 했다.

지난 6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뉴스1

◇FOMC 이달은 ‘동결’ 우세… 다음달은 ‘글쎄’

이번주인 오는 13, 14일(현지시간) 열리는 6월 FOMC에서는 금리 동결 전망이 일단은 우세한 상황이다. 미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금리동결확률을 63.3%(지난 7일 기준)로 봤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늘고 에너지(가솔린) 가격 등이 하락폭을 키우면서 동결 확률이 높아졌다.

하지만 캐나다 중앙은행(BOC), 호주 중앙은행(RBA) 등이 금리동결에서 인상으로 입장을 급선회하면서 연준이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주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4.6~4.7% 사이로 높게 나타나고 있어 금리 인상이 종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의 전망이 힘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FOMC를 앞두고 주목하는 것은 한미 금리차 확대다. 이달 FOMC에서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발언이 나오거나 점도표 상 그 확률이 높아진다면 한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달까지 세 번 연속 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만약 한은이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경우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은 역대 최대인 현 1.75%포인트(p)를 넘어 2%p로 벌어지게 된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커져 환율 상승, 자금유출 우려가 커진다면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더딘 핵심물가 둔화, 매파(긴축 선호)들과의 절충 등을 감안해 7월 추가 인상 후 동결을 예상한다”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금리인상 기조가 숨을 고른다고 해도 부동산 시장의 상승 반전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서울처럼 대기 수요가 있는 지역은 실수요자의 구입, 호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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