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조물 우리곡물] 국산 밀·무농약 콩…‘건강 먹거리’에 진심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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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횡성의 한 공장, 과자를 생산하느라 기계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이에 대처하고자 1989년 '한살림'과 한국가톨릭농민회가 농촌진흥청 건물 지하에서 국산 밀 종자 8포대를 구해 경남 고성군 두호리 마을에 심으며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두부콩부터 밀가루·현미유까지 두부과자에 쓰이는 모든 재료는 국산이다.
우리밀은 국산 밀 생산이 증가하는 미래를 꿈꾸며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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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가톨릭농민회 주도로 사업체 설립
현미유 사용한 ‘발아통밀 두부과자’ 인기
전국 밀 연간생산량 10% 소화…계약수매
강원 횡성의 한 공장, 과자를 생산하느라 기계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대기업이 만드는 과자가 동네 슈퍼며 온라인몰에 가득하지만 이 공장 제품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모든 제품을 국산 밀·쌀·옥수수 등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름부터 국산 밀에 진심임을 보여주는 ‘㈜우리밀’(대표 박종대)이다.
우리밀의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2년 밀 수입이 자유로워지고 1984년 정부가 밀 수매를 멈추자 국산 밀 생산은 곤두박질쳤다. 이에 대처하고자 1989년 ‘한살림’과 한국가톨릭농민회가 농촌진흥청 건물 지하에서 국산 밀 종자 8포대를 구해 경남 고성군 두호리 마을에 심으며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1990년에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가 설립되고 운동본부가 운영하는 사업체로 1994년 우리밀이 세워졌다.
우리밀의 대표 상품은 ‘발아통밀 두부과자’다. 두부콩부터 밀가루·현미유까지 두부과자에 쓰이는 모든 재료는 국산이다. 무농약 콩으로 만든 두부를 으깨 통밀가루·유정란·참깨·검정깨와 함께 반죽한다. 얇게 민 반죽을 한입 크기로 네모나게 잘라 현미유에 넣고 튀기면 완성된다. 과자를 만들 때 보통 팜유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우리밀에서는 현미유를 쓴다. 팜유는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산패되지 않아 많이 쓰이지만 포화지방이 많아 건강에 좋지 않다. 이에 반해 현미유는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와 비타민E 함량이 높은 고급 식용유다.
국산 재료로 만든 두부과자는 고소한 맛이 뛰어나다. 두부부터 깨·현미유까지 고소한 것이 총집합된 과자니 당연한 일이다. 달고 짠 자극적인 과자에 익숙한 입맛이라면 처음에는 심심하게 느낄 수 있지만 이내 담백한 맛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한둘씩 집어 먹다보면 어느새 봉지가 바닥을 보인다. 금가람 기획실장은 “두부과자는 국산 재료를 사용하고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어린아이 간식이나 어르신 선물로 많이 판매된다”고 말했다.
우리밀에서 사용하는 밀가루 양은 연평균 3000t에 이른다. 2022년 국산 밀 생산량이 3만4000t으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10%에 이르는 수치다. 농가 밀 생산을 독려하기 위해 일정량을 정해진 가격에 사들이는 계약 수매를 하고 있다. 밀 생산지와 품종도 다양하다. 경기 화성과 전북 익산에서 나는 ‘백강’, 경남 합천의 ‘황금알’, 전남 영광과 해남의 ‘금강’ 등이다.
우리밀은 국산 밀 생산이 증가하는 미래를 꿈꾸며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한다. 박 대표는 “국산 밀 소비가 적은 것은 수입 밀과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며 “몸에 좋고 맛도 뛰어난 국산 밀 제품의 장점을 소비자에게 알려 밀 농가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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