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 日원전 드라마 막은 김건희? 영등위의 日콘텐츠 규제 탓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다룬 일본 드라마의 국내 방영을 김건희 여사가 막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드라마의 국내 흥행으로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아예 방영이 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해당 드라마 방영권을 가진 넷플릭스 측은 “이달부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자체 등급 서비스가 실시되며 생긴 과도기적 문제”라며 “이른 시일 내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민주당에서 가짜 뉴스까지 불사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9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넷플릭스에서 ‘더 데이즈’라는 드라마가 만들어졌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고를 했다고 한다”며 “76국 정도 되는 나라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상위 10위 정도에 올라간 ‘더 데이즈’는 도쿄전력의 폭발과 그 과정을 담은 드라마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넷플릭스에선 검색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가 넷플릭스 관계자들을 만났던 그날이 기억이 난다”고 했다. 안귀령 상근부대변인도 같은 날 “넷플릭스의 ‘더 데이즈’ 한국 비공개는 매우 수상하다”고 거들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수습 과정을 다룬 드라마 ‘더 데이즈’는 지난 1일부터 세계 76국에서 공개됐다. 국내 서비스 일정은 미정이다. 11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더데이즈’뿐 아니라 일본 애니메이션 ‘겐간 아슈라 시즌 2′, 일본 드라마 ‘이혼합시다’ 등도 국내 공개가 늦춰지고 있다. 이달부터 시행된 OTT 자체등급분류제와 25년째 이어져온 차별적 일본 콘텐츠 심의 정책이 엇갈리면서 빚어진 결과다. OTT 자체등급분류제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아니라 OTT에서 자사 콘텐츠 등급을 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왓챠, 티빙, 웨이브, 애플TV, 쿠팡플레이 등 OTT 업체 7곳이 자체적으로 등급을 정할 수 있다.
심의 주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일본 비디오물이 혼선을 불렀다. 1998~2004년 시행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정책에 따라, 일본 콘텐츠는 영화로 개봉하거나 TV 방송으로 방영된 후에만 유통이 가능하다. 현재 넷플릭스 등 OTT에 공개된 모든 일본 콘텐츠는 둘 중 하나의 경로를 거쳤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는 일본 드라마지만 영화로 영등위 심의를 신청해 등급을 부여받은 후 공개됐다. 두 경로 이외의 일본 비디오물은 영등위 등급 분류 대상에서도 제외돼 합법적 공개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영등위는 “지난 2월 OTT 관계자 설명회에서 자체 등급 분류가 시행돼도 일본 콘텐츠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경로만 가능하며, 영등위에서 심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 비디오물은 OTT에서도 심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OTT 업계는 “자체 심의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뒤늦게 통보를 받고 혼선이 빚어지면서 일부 작품의 공개가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채윤희 영등위원장을 포함한 영등위 심의위원 9명은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 2021년 3월 임명됐다. 영등위 측은 “일본 콘텐츠 관련 정책은 음란물 유통 등을 막기 위해 실시돼 왔다”며 “OTT 자체 심의에 따라 관련 정책을 바꿀 수 있는지는 추후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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