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
돌고래 훈련에는 칭찬과 무관심이 효과적이다. 조련사는 돌고래가 자기 지시에 어깃장을 놓으면 철저하게 외면한다. 반면, 뜻대로 움직여줄 때는 격하게 칭찬한다. 이렇게 거듭하다 보면 어느덧 돌고래의 행동은 코끝에 공을 올려놓는 수준까지 다다른다. 이른바 ‘소극적 강화 시나리오(least reinforcing syndrome)’라 부르는 기법이다. 이 기술을 사람을 바꾸는 데도 쓰면 어떨까?
이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인정 욕구를 흔들어 상대 마음을 지배하는 일은 ‘가스라이팅’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에 길든 사람은 칭찬하거나 무시하는 한 사람만 바라보게 될 터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인격이 결코 멀쩡할 리는 없다. 미국의 법철학자 스콧 허쇼비츠가 사람을 ‘관리하거나 처리하거나 고치거나 훈련시켜야 하는 존재’로 보지 말라고 충고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허쇼비츠는 우리에게 언제나 상대의 성품을 칭찬하고 잘못된 행위만 비판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당신은 선하고 착한 사람이에요. 저는 지금 화를 내는 모습이 당신답지 않아 무척 당황스러워요”라고 말할 때와 “정말 경우 없는 분이시군요. 나를 겁박한다고 물러설 줄 알아요?”라고 따지는 상황을 견주어 보자. 어느 경우에 상대방이 격한 감정을 누그러뜨리며 다시 예의를 갖출까? 허쇼비츠에 따르면, 우리는 언제나 사람들을 ‘훌륭한 인격을 갖춘 책임감 있는 존재’로 대해야 한다. 내가 누군가를 막돼먹은 자로 여기며 거친 말을 날린다면 상대방 역시 점점 그런 사람으로 바뀐다. 반면 내가 누군가를 격식 있게 대할 때는 상대방 또한 나에게 예절 바르고 좋은 인격을 보이려 노력한다. 이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격한 논쟁의 현장을 둘러보자. 상대를 좋은 사람으로 대하고 있는가, 상대의 인격을 거침없이 깎아내리고 있는가? 갈등이 심할수록 예의와 존중을 갖추어야 한다. 우리 주변에 좋은 동료 시민이 많아지기를 바란다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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