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사고, 철저한 조사와 방지책 마련해야
지난 8일 도내 성남시 분당구 지하철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해 이용객 14명이 다쳤다. 경찰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9분께 수내역 2번 출구에서 작동 중이던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뒤쪽으로 역주행했다. 영상에 나타난 사고 현장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이 사고로 이용객 A씨는 허리와 다리 등에 중상을 입어 현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B씨 등 13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2009년 9m 길이로 설치돼 올해로 14년째 사용되고 있으며, A업체가 위탁관리하고 있다. 매달 1회 안전 점검을 하고 있는 바, 지난달 10일 A업체가 해당 에스컬레이터를 점검했으며, ‘이상 없음’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또 해당 에스컬레이터는 지난해 9월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안전 점검에서도 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10년 전 분당선에서도 발생했다. 즉, 2013년 7월 분당선 야탑역에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으로 사고가 발생, 무려 39명이 다쳤는데 이번 비슷한 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정부는 야탑역 사고 이후 에스컬레이터에 역주행 방지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라고 했지만, 아직도 전국 3만3천여대의 에스컬레이터 중 56% 정도만 역주행 방지 장치가 설치돼 있어 지하철 이용객들이 항상 불안해하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중대한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총 144건 발생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되풀이되는 원인으로 기계 결함, 역주행 방지 장치 오작동, 부실 점검 등을 꼽고 있다. 2013년 야탑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는 당시 정비업체가 감속기와 모터를 연결하는 피니언기어를 강도가 떨어지는 ‘짝퉁’ 부품으로 교체해 발생했다고 한다.
지난 2018년 대전역에선 구동체인 문제로, 2019년 서울대입구역에선 감속기 오일 부족으로 기어가 마모돼 역주행이 발생하는 등 매년 사고가 증가하고 있어 지하철 이용객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코레일을 비롯한 관계기관은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코레일은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사고 CCTV 영상이 유포된 것에 대해 조사와 법적 책임 운운하기 전에 철저한 점검을 통해 더 이상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오는 13일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사고 현장에서 합동 조사를 벌이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코레일을 비롯한 관계기관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분석함과 동시에 근본적 방지대책을 강구, 더 이상 지하철 이용객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법원, '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체포영장 기각
- “다시 뛰는 K-건설산업, 기계설비人이 앞장섭니다” [한양경제]
- 술판 난동 안양시의원 징계 추진...고개 숙인 국민의힘 의원들
- 추경호 "내일 국회 개원식 불참…대통령 불참 요청"
- 조달청, 불량 시설 ‘뒷짐’… 독점 키운다 [엉터리 지하차도 차단시설 참사 부른다]
- 조달 경로의 ‘다변화’... 관리 감독 강화 필요 [엉터리 지하차도 차단시설 참사 부른다]
- 직업계고 정책 강화 ‘본격화’...인천시교육청 ‘안심취업 10년 보장제’ 운영
- 인천서 또 ‘비계삼겹살’ 논란… 마트 “환불 조치”
- 아픈 몸 이끌고 거리서 ‘절규’ [고통의 굴레, 희귀질환]
- 한동훈·원희룡 국힘 당대표 후보, 인천 찾아 지지 호소